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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에 갇혀 산 채로 쓸개즙 빨리고 죽을 날만 기다리는 반달곰 500마리

한때 '웅담' 채취로 사육되던 반달가슴곰 500마리가 철창에 방치된 채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다.

인사이트

KBS 9시 뉴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웅담(熊膽), 곰의 쓸개를 건조시켜 만든 이 약재는 해독작용이 뛰어나고 정력에도 좋다는 소문을 타며 한때 보신용으로 각광 받았다.


1980년대 정부에서는 곰 사육을 적극 권장하기도 했다. 해외에서 들여오는 웅담과 피, 가죽 등을 국내에서 생산해 내수를 늘리자는 차원에서였다.


수요도 높고 부르는 게 값이다 보니 일부 농장에서는 살아 있는 곰에게 빨대를 꽂아 쓸개즙을 빼내는 비인도적인 행태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웅담을 찾는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철창에 갇힌 반달가슴곰은 또 다른 고통을 받고 있다.


인사이트KBS 9시 뉴스 


지난 10일 KBS 9시 뉴스는 반달가슴곰 농장의 실태를 파헤쳤다.


매체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충남 당진의 한 야산, 철창마다 축 늘어진 곰들이 뜨거운 폭염을 견디며 숨을 헐떡이고 있다.


날씨가 더운 탓에 이미 사료들은 모두 썩어버렸다. 제대로 먹지 못해 뼈를 훤히 들어낸 녀석이 있는가면, 한 반달가슴곰은 앞발이 잘려나간 상태였다.


강원도 원주시에 위치한 곰사육 농장도 상황은 마찬가지. 반달가슴곰은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철창 안을 빙빙 돌며 이상 증세를 보였다.


인사이트


인사이트KBS 9시 뉴스 


태어난 후 20년 동안 가로 2m, 세로 5m의 좁은 철창에 갇힌 반달가슴곰은 전국적으로 약 540여 마리가 남아있다.


문제는 더 이상 사람들이 웅담을 찾지 않으면서 그야말로 '애물단지' 신세가 됐다는 점이다.


농장주는 돈이 되지 않다 보니 곰들을 방치할 뿐 아니라 먹이도 제때 챙겨 주지 않는다. 오히려 곰을 모두 도살하고 사업을 접겠다는 입장을 펼치고 있다.


지리산에서는 오히려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사육곰에 대한 관리와 대책 마련은 전무한 상황.


인사이트KBS 9시 뉴스 


전문가들은 "멸종위기종임에도 불구하고 사육곰에 대해선 관리나 지원이 많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환경부는 예산 8억원을 책정, 곰 구출에 사용할 수 있도록 기획재정부에 예산안 반영을 요구한 상태다.


인간의 이기 때문에 산 채로 쓸개즙을 빼앗겼던 반달가슴곰들은 이제 철창 안에서 죽을 날만 기다리며 끝나지 않는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