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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사 쥐어짜서 세계 1위됐다"는 국회의원 말에 퇴직 삼성맨이 분노하며 올린 글

삼성에서 퇴직한 삼성맨이 쓴 것으로 알려진 '삼성의 후배들아 왜 침묵하는가'라는 제목의 글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상에서 회자되고 있다.

인사이트뉴스1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한 무책임한 사람이, 16년간 가슴에서 단 하루도 배지를 떼지 않았던 그 자랑스런 삼성을 무참히 짓밟아버렸다"


퇴직한 삼성맨이 쓴 것으로 알려진 '삼성의 후배들아 왜 침묵하는가'라는 제목의 글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상에서 회자되고 있다.


삼성종합기술원장과 삼성인력개발원 사장을 역임했던 손욱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센터장은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삼성 OB에 올라온 글'이라며 퇴직한 삼성맨의 글을 소개하면서 공유됐다.


자신을 삼성에서 16년간 근무하고 18년 전에 퇴직했다고 밝힌 삼성맨 A씨는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의 '삼성 20조원' 발언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인사이트뉴스1


앞서 홍영표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7회 한국여성경제포럼'에서 "삼성이 1, 2, 3차 협력업체들을 쥐어짜고, 쥐어짠 것이 오늘의 글로벌 1위 기업 삼성을 만든 것"이라고 발언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또 "삼성이 지난해 60조원의 순이익을 냈는데 여기서 20조원만 풀면 200만명한테 1천만원씩을 더 줄 수 있다"고 주장해 반기업정서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었다.


퇴직한 삼성맨 A씨는 홍영표 원내대표 발언과 관련해 "한 무책임한 사람이, 16년간 가슴에서 단 하루도 배지를 떼지 않았던 그 자랑스런 삼성을 무참히 짓밟아버렸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신입사원 입문교육(LAMAD)'에서 삼성전자의 볼품없는 카세트를 팔다 개에게 혼비백산 쫓기면서 돈의 가치를 배웠다"며 "나는 과장이 되기까지 모두 C등급 평가를 받으면서도 일의 가치를 배웠다. 10년 만에 뜻밖의 S등급을 받고 노력의 가치를 배웠다"고 말했다.


인사이트사진제공 = 삼성전자


삼성맨 A씨는 "삼성이 20조원만 풀면 200만명에게 1천만원씩 돌아 간단다"며 "난 20조원의 크기를 상상해 본적이 없다"고 홍영표 원내대표의 '삼성 20조원' 발언을 꼬집었다.


이어 "'LAMAD' 중 배가 고파 초등학교 선생님께 20원을 구걸하면서도 '20원만'이라는 말을 못했다"며 "지금껏 "담배 한 개피만"은 했었어도 "만원만 빌려주세요"라는 말도 쉽게 하지 못했다"고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삼성이 글로벌 1위 기업이 된 것은 1~3차 협력업체들을 쥐어짜고 쥐어짠 결과라는 홍영표 원내대표 말에 삼성맨 A씨는 "그러면 오늘의 삼성이 있기까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땀 흘린 선배들, 나, 그리고 지금의 후배 여러분을 포함하여 1백만이 넘는 삼성인들은 뭘 했다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A씨는 "우리가 지금껏 한 일이 고작 밤새 협력업체나 쥐어짠 것이었나?"라며 "세계 1등이 되기 위해 밤새고, 혼나고, 울고, 손뼉 치고, 가슴 부둥켰던 그 귀한 시간들을 이렇게 폄훼하는데 여러분은 분노라는 단어를 언제 쓰려 아끼는가?"라고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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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맨 A씨는 또 "그가(홍영표 원내대표가) TV, 옷, 신용카드, 보험, 숙박을 선택할 때 자신의 돈으로 얼마만큼의 삼성제품을 구매했는지 묻고 싶다"며 "그래서 자신이 풀라는 20조원에 얼마만큼 보탰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분초를 다투는 세계 곳곳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뛰는 삼성에서 20조원의 이익을 낼 수 있도록 앞서서 싸워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었던가?"라며 "삼성이 걸어온 길에 비하면 한 톨 모래알도 되지 않을 정도의 공으로 국회 배지를 단 것이 그토록 엄청난 힘을 주던가? 삼성은 말이 아니라 오로지 실력과 땀으로 결과를 만드는 곳"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삼성맨 A씨는 "삼성의 후배들아, 우리는 세계가 존경하는 삼성의 배지를 가슴에 붙이고 있고 자랑스러워하는 가족이 있다"며 "이때 우리의 침묵은 어떤 가치를 갖는가?"라고 물었다.


이어 "우리가 수많은 협력업체나 쥐어짜 이익을 내는 파렴치한 집단의 월급쟁이로 비치고 싶은가?"라며 삼성맨들이 침묵하지 않기를 촉구했다.


인사이트사진제공 = 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