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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또 놀러와" 딸과 밤에만 만나는 프로 '야근러'의 비애

주 52시간 사회를 맞아 야근이 일상이 되는 비정한 현실과 이별하고 인간다운 삶을 만나기 위한 노력이 시작됐다.

인사이트한빛비즈


[인사이트] 이하영 기자 = "내일 또 놀러 와~" 퇴근한 아빠와 즐겁게 놀던 딸이 순진무구하게 인사한다.


해당 내용은 늦게 퇴근해 밤에만 가끔 만날 수 있는 아빠와 딸의 모습을 그린 한 제약회사의 TV 광고로 많은 직장인들의 공감을 샀다.


지난 16일 한빛비즈는 장시간 노동에 관해 묵직한 질문을 담은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라는 책을 출간했다고 밝혔다.


아빠만 야근하는 것은 아니다.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 시대가 도래했다고 하지만 아직도 성별을 초월한 많은 직장인들이 '스스로' 야근하고 있다.


인사이트아빠와 밤에 놀다 "내일 또 놀러와"라고 말하는 딸 / Youtube '동아제약 OFFICIAL'


업무 시간은 줄었지만 업무 강도는 그대로이기 때문. 원래도 2~3명이 맡아야 할 일을 혼자 맡았으니 일이 빨리 끝날 리 없다.


안 끝나는 일을 잡고 있으려니 한국의 직장인들은 우울증, 과로사, 관계 단절 등을 앓게 된다.


저자가 '시간마름병'이라 말하는 이 병을 겪으면서도 많은 직장인들은 살아남기 위해 병을 외면하곤 한다.


회사가 원하는 만큼의 몫을 감당하지 못하면 지금 회사에 있어도 언제 자리를 뺏길지 모르기 때문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Equador TV


오히려 '자발적 야근'이라며 더 높은 지위로 올라가기 위한 하나의 발판으로 여긴다며 현대판 노예를 자처하는 사람도 있다.


저자는 그렇기 때문에 법제도 만큼이나 우리의 인식 변화도 중요하다고 꼬집는다.


52시간 노동이 시작된다고 해도 모두 다 경쟁하며 야근을 이어간다면 제도는 유명무실해질 것이다.


또한 지금처럼 더 벌고, 혼자 높아지려 남을 찍어누르는 태도로는 그 누구도 살아남을 수 없다.


인사이트집배원의 무제한 노동에 대해 / EBS '지식채널e'


덜 벌고, 같이 벌려는 노력이 있어야 우리는 보다 나은 삶을 꿈꿀 수 있다.


간호사, 의사, 집배원, 방송작가, PD, 사회복지사, 콜센터 상담원 등.


힘들기로 소문난 이러한 직업의 종사자들이 번아웃 되지 않고 기쁘게 일할 수 있는 사회가 될 때 우리 미래에도 희망이란 것이 보이지 않을까.


부디 내년에는 광고 속 아이가 아빠를 저녁때 만나는 일이 당연해지길. 그런 사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