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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예선' 때문에 치고받고 싸우다 전쟁까지 일으킨 두 나라

중남미의 이웃국가인 온두라스와 엘살바도르는 월드컵 예선전 경기 결과를 두고 서로 전쟁까지 벌였다.

인사이트

YouTube 'juan carlos molina nelson'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축구 때문에 '전쟁'을 한 나라가 있다. 


바로 중남미에 있는 '온두라스'와 '엘살바도르'이다.


우리나라와 일본만큼이나 사이가 나빴던 두 나라는 1969년에 치러진 '1970 멕시코 월드컵 예선전'에서 2차례 맞붙게 됐다.


두 나라는 경기를 치르기 전부터 신경전이 대단했다. 관중들 사이에서 충돌이 일어나는 것은 물론 각종 방해 공작까지 이어졌다.


인사이트YouTube 'juan carlos molina nelson'


1차전은 온두라스에서 이뤄졌다.


경기를 앞두고 온두라스 시민들은 엘살바도르 선수단 숙소 옆에서 밤새 축제를 벌이며 선수들이 잠 못 들게 괴롭혔다.


결국 1차전은 온두라스가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경기 이후 엘살바도르의 한 소녀 팬은 자국팀의 패배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권총으로 자살하는 충격적인 사건까지 벌어졌다.


인사이트 YouTube, 'Krakatoa Apocalypse'


엘살바도르에서 열린 2차전에서 엘살바도르 시민들은 복수에 나섰다.


온두라스 선수단 숙소의 요리사가 선수들이 먹는 음식에 대량의 설사약과 수면제를 넣은 것이다.


이 음식을 먹은 온두라스 선수들은 정상일 수 없었고, 결국 엘살바도르가 온두라스를 3:0으로 이겼다.


인사이트YouTube, 'Krakatoa Apocalypse'


두 차례 경기에서 서로 1승씩을 가져간 두 나라는 결국 멕시코에서 3차전을 치르게 됐다.


관중보다 경찰이 더 많았던 이 경기에서 두 나라는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고, 엘살바도르가 3:2로 승리면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게 됐다.


이것이 두 나라 간 갈등의 골을 깊게 만드는 기폭제가 됐다. 온두라스 정부는 엘살바도르에 단교를 선언하기에 이르렀고, 두 나라 사이에는 살얼음판 같은 긴장감이 이어졌다.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사건이 벌어졌다. 엘살바도르가 먼저 온두라스의 공군기지를 기습 공격하며 전쟁이 발발하기에 이른다. 


인사이트


인사이트YouTube 'juan carlos molina nelson'


이 전쟁은 결국 미국의 개입으로 '100시간' 만에 끝이 났지만 두 나라 합쳐 3천여명 이상의 사상자가 생겼다.


이런 상황에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엘살바도르가 '3패 무득점 9실점'이라는 성적을 거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다행히 전쟁이 끝나고 10여 년이 지난 1980년 두 나라는 서로 화해를 했고, 1982년 스페인 월드컵 때는 나란히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며 훈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