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 '초과 근무' 시키려고 직원 보직 바꿔버린 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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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최민주 기자 =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자 노동자의 '직군'을 바꿔 노동시간 단축 제재를 받지 않으려는 기업의 꼼수가 드러나고 있다.


지난 10일 JTBC 뉴스는 대한항공에서 파견직 근로자로 일했던 김모 씨가 회사 측의 직군 전환 요구를 거절했다 해고 통지를 받은 사실을 보도했다.


김씨는 3개월간 대한항공 파견직 운전기사로 근무했다. 그러다 얼마 전 사측이 김씨에게 '감시·단속직'으로 전환하자는 요구를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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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단속직은 청원경찰, 운전기사 등 업무 강도가 낮거나 대기 시간이 긴 업종에만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김씨는 사측의 보직 전환 요구에 응하지 않았고 얼마 후인 지난 6일 해고당했다.


김씨는 "자기 마음대로 변경하고 일방적으로 '이렇게 바꾸자. 이게 안 맞으면 나가야지' 이게 너무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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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감시·단속직 전환은 회사 측이 노동자의 '동의'를 받은 뒤 신청을 하면 고용노동부가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그러나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이후 법적 제재를 받지 않으면서 근로 시간을 늘리기 위해 기업들이 노동자에게 일방적으로 동의를 강요하고 나선 것이다.


김씨는 "어떤 제한도 받지 않고 근로시간이 늘어나게 된다는 위험이 있다"면서 "권리는 없고 의무만 있는 노예처럼 느껴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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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노동자들은 사측의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고 이를 거절할 경우 김씨처럼 해고를 당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해고 논란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파견 업체에 해당 기사를 교체해달라 요청했지만 해고에 관여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근로 환경을 개선하고 삶과 일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했지만 벌써부터 허점과 편법이 생겨나고 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논란이 일자 향후 감시·단속직 승인 시 반드시 현장 실사를 하도록 규정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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