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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농장'에서 구조된 어미 리트리버의 몸무게는 고작 7kg에 불과했다

여수에 위치한 한 불법 번식장에서 골든 리트리버를 비롯한 번식견들이 가까스로 구조됐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대한동물사랑협회 KONI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대형견 골든 리트리버의 평균 체중은 25~35kg다. 그러나 번식장에서 가까스로 구조된 리트리버는 체중이 고작 7kg에 불과했다.


새끼를 낳는 '용도'로 길러진 녀석들은 빛 한 줌 들어오지 않는 작은 철장 안에서 물 한 모금은 물론 사료도 제대로 먹지 못해 앙상한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학대를 당했는지 구조하러 온 활동가를 한껏 경계하면서.


10일 대한동물사랑협회 KONI(코니)에 따르면 지난 3일 전라남도 여수시에 소재한 한 불법 번식장에서 골든 리트리버 두 마리가 구조됐다.


녀석들이 생활했던 철장의 상황은 몹시도 열악했다. 녀석들이 지친 몸을 뉘이고 있었던 철장은 밖에서 열 수 없게 잠겨있었던 데다 천막과 철사로 막아놓은 상태라 빛 한 줌조차 들어오지 않고 있었다.


인사이트천막으로 막은 탓에 녀석들은 칠흑과도 같은 어둠 속에서 가까스로 살아가고 있었다 / 사진 제공 = 대한동물사랑협회 KONI


때문에 구조에 나선 활동가들은 처음에 녀석들이 저런 철장 안에 갇혀있을 것이라곤 생각조차 못했다고 입을 모은다.


활동가들이 쿰쿰한 냄새와 이상한 느낌에 철장 안을 살펴 보고서야 그 속엔 녀석들이 생기를 잃은 채 가까스로 숨 쉬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이 문을 열고 들어가서 본 녀석들의 모습은 참혹했다. 방 한 칸도 안 돼 보이는 작은 공간은 곳곳이 오물 투성이었고, 그 안에 있던 한 녀석은 퀭한 눈으로 사람을 경계했다.


다른 철장에 있던 녀석도 상황은 마찬가지. 쇠가 부식돼 휘어져있는 장에 있던 다른 녀석은 옴싹달싹하지 못하고 그저 시체처럼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인사이트사람을 경계하는 골든 리트리버 / 사진 제공 = 대한동물사랑협회 KONI


활동가가 다가가자 혹여 본인을 헤칠까 걱정됐는지 두려움에 가득 찬 눈빛으로 사람을 바라보면서 말이다.


구조된 녀석들은 모두 앙상했다. 대형견임에도 불구하고 녀석들의 몸무게는 10kg가 채 되지 않았다.


게다가 몸에 근육이란 근육은 모조리 빠진데다 기력도 없어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 오랜 철장 생활 때문이었다.


이은주 코니 대표는 인사이트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번식장 주인이 아이들을 발견 못하고, 못 열게끔 조치를 취한 상태였다"며 "어둠 속에서 발견된 아이들은 짓는 시늉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기력이 없었다"고 구조 당시를 회상했다.


인사이트살이 너무도 없어 앙상한 뼈가 두드러지게 보이는 골든 리트리버 / 사진 제공 = 대한동물사랑협회 KONI


인사이트건강한 골든리트리버와 비교되는 녀석의 모습 / 사진 제공 = 대한동물사랑협회 KONI


이어 "현재 구조된 리트리버 중 한 마리는 여수에서 활동하시는 분이 임시로 보호하고 있으며, 조금씩 살이 붙고 있지만 아직 마른 상태"라고 말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불법 번식장에서 구조된 것은 녀석들뿐만이 아니다. 녀석들을 포함해 모두 63마리가 구조됐다.


발견된 녀석들 전반적으로 상태가 좋지 못했다. 뼈만 앙상히 남은 강아지 사체 옆에 있던 시츄는 구더기가 생식기와 귀로 침투, 머리뼈까지 먹어 겨우 목숨만 부지하고 있었다.


다른 동물들도 마찬가지로 지속적인 출산에 유두가 축 쳐져 있었으며 진이 빠진 모습이었다고 한다. 번식견의 실태를 보여주는 참혹한 현장이었던 것이다.


인사이트살이 너무도 없어 앙상한 뼈가 두드러지게 보이는 골든 리트리버 / 사진 제공 = 대한동물사랑협회 KONI


이 대표는 "불법으로 번식장을 운영했던 사람은 애견샵 대표였다. 해당 사업장을 약 30년 정도로 운영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본인의 주머니를 채우기에만 급급해 동물을 이용하고 학대까지 한 것이다.


물론 불법 번식장을 운영하게 한 배경에는 '품종견', '새끼 강아지'를 기르고자 하는 사람의 욕망도 분명 있다.


이러한 이기심 때문에 말 못 하는 동물들이 고통받고 있다. 애견샵 등에서 반려견을 사는 것보다는 입양하자는 목소리가 거세지는 이유다. 


영상 제공 = 대한동물사랑협회 KONI / YouTube '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