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프'에 꽁꽁 묶인채 버려졌다 가까스로 구조된 '아기 고양이'

얼굴과 다리가 모두 테이프에 묶인 아기 고양이 / A씨 인스타그램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개같이 살더라도 제발 동물에게 화풀이하지 맙시다"

솜털이 보송보송한 아기 고양이가 길가에서 처참한 몰골로 발견됐다. 그것도 학대를 당했는지 테이프로 얼굴과 다리가 꽁꽁 묶인 채로 말이다.

지난 6일 한 인스타그램에는 학대당한 아기 고양이를 발견했다는 직장인 A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사연에 따르면 녀석은 A씨와 함께 근무하는 직원 B씨가 발견했다.

테이프로 묶인 녀석의 몸 / A씨 인스타그램

당시 외근 중이었던 B씨는 현장 점검차 나간 곳 거리에서 얼굴은 물론 다리까지 테이프에 꽁꽁 묶인 녀석을 목격했다.

깜짝 놀란 B씨는 곧바로 녀석에게 다가가 얼굴과 다리에 칭칭 묶인 테이프를 끊어냈다. 그제야 녀석은 자유를 얻고 움직일 수 있었다.

이윽고 B씨는 녀석을 소중히 데리고 회사로 복귀했다.

녀석을 같은 곳에 뒀다가는 혹여 똑같은 일을 당할까 걱정됐기 때문에 B씨가 이 같은 행동을 했으리라.

구조된 아기 고양이 / A씨 인스타그램 

녀석과 함께 회사로 복귀한 B씨는 A씨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모든 얘기를 전해 들은 A씨는 동정심이 드는 한편 걷잡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고 한다.

녀석이 주인이 있는 고양이인지, 보금자리가 없어 길거리를 떠돌던 고양이인지는 정확히 모르나 그저 말 못 하는 어린 동물이라는 이유로 누군가의 화풀이 대상이 된 것 같다는 기분을 떨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A씨는 겁을 먹은 것인지 바닥에서 꼼짝도 안 하고 얼어 있는 아기 고양이를 보고 화를 누그러뜨렸다. 녀석을 먼저 돌보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해서다.

구조된 아기 고양이 / A씨 인스타그램

A씨는 고양이 보호소에 연락, 녀석을 인계하고 나서야 분노를 터뜨렸다.

A씨는 "동물을 사랑하지 않아도, 보살피지 않아도 좋다. 다만 제발 학대하지만 말아달라"며 "동물은 화풀이 대상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들어 고양이나 강아지를 대상으로 한 잔혹한 학대 사건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거된 인원은 886명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