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전 패배 후 한국 축구 실력만큼 버러져 있던 광화문 광장 '쓰레기 더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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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장형인 기자 =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예선 첫 경기인 스웨덴전이 열린 지난 18일.


광화문과 영동대로에는 대표팀의 승리를 위해 거리응원을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기대와 달리 아쉬운 패배를 겪은 시민들은 경기가 끝나고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한산해진 거리에 시민들이 빠져나가자 거리에는 쓰레기만이 자리를 지켰다.


시민들이 손에 쥐고 있던 커피나 응원봉이 바닥에 나뒹구는 장면은 흔했다. 물통, 맥주병 등 작은 쓰레기들과 돗자리를 대신한 신문지는 거리를 뒤덮었다.


버스정류장과 인근 쓰레기통에는 반쯤 남은 커피와 음식물로 악취로 가득했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빛나는 역사를 만들어낸 한국의 어두운 그림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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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쓰레기' 문제는 사실 월드컵 때만은 아니다.


시민들의 쉼터인 한강공원과 4년째 열리고 있는 밤도깨비 야시장도 쓰레기 투기 문제의 부끄러운 단면이다.


시민들이 먹고 버린 치킨 조각과 일회용 용기가 한강 공원 잔디밭을 굴러다니는 장면은 흔히 볼 수 있다.


밤도깨비 야시장 상황은 더 심각하다. 널브러진 일회용품과 화장실 앞에는 수많은 담배꽁초, 음료수 탑까지 쌓여있다.


야시장 운영본부는 "날이 좋아지면 어김없이 반복되는 일이다"며 "쓰레기 배출량은 지난해 2월 112톤, 3월 311톤, 4월 448톤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고 설명했다.


야시장에 할당된 전체 시 예산은 총 23억 5600만원. 그중 14%인 3억 5천만원은 청소 관련 예산에 사용한다. 청소용역업체 없이는 쓰레기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는 게 운영본부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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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넘쳐나는 쓰레기와 전쟁을 치르는 한국과 달리 이웃나라 일본의 상황은 어떨까.


최근 일본은 쓰레기 관련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줬다는 칭찬을 받았다. 지난 19일 러시아 사란스크 모르도비아 아레나에서 열린 일본과 콜롬비아전 경기 때 일이다.


콜롬비아를 상대로 달콤한 1승을 거머 쥔 일본인들은 기쁨을 만끽하다가 돌연 쓰레기를 줍는데 열중했다.


경기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수거한 일본 시민 덕분에 경기장은 금세 깨끗해졌다.


일본의 시민의식이 월드컵이라는 세계 축제에서 빛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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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한국의 시민의식이 발전하지 못한것만은 아니다. 


이번 월드컵 거리응원 당시 종로나 서대문구 곳곳에서 쓰레기봉투에 자신의 쓰레기를 담아 가는 시민도 분명 있었다.


지자체의 노력도 있었다. 


종로구청은 광화문 현장에서 쓰레기봉투를 무료로 배포했으며, 환경미화원 50명을 곧바로 투입했다.


종로구청 환경과 관계자는 "일부 시민들과 환경미화원 덕분에 쓰레기를 치우고 물청소까지 하고 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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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3일 대한민국은 멕시코와 두 번째 결전을 치른다.


멕시코전을 앞두고 시민들은 또다시 광화문과 영동대로를 뜨거운 함성과 열기로 채울 것이다.


경기 승패와 상관없이 단 한 가지 명심하자. 대한민국의 진정한 시민의식은 응원의 열기가 가신 뒤에 드러나는 점이다.


이번에는 멕시코 경기가 끝난 뒤 환경미화원이 뒤처리를 하는 게 아니라 시민 스스로 쓰레기를 수거하는 게 필요하다.


축제를 즐겼다면 그에 마땅한 '책임'은 마땅히 따른다.


이번 월드컵 경기를 통해 대한민국 시민의식이 한층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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