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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관통상 입고도 끝까지 키 놓지 않았던 '제2연평해전' 전사자

2002년 6월,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북한 경비정이 한국 경비정에 기습 포격을 시도했다.

인사이트KBS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32개 나라가 자웅을 겨루는 2018 러시아 월드컵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축구 열기가 점점 뜨거워지는 가운데,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사람들이 있다.


대한민국이 월드컵의 열기로 가득 찼던 지난 2002년 6월 29일 오전 10시 25분.


연평도 서쪽 14마일 해상에서 벼락같은 대포 소리가 하늘을 갈랐다.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북한 경비정이 한국 경비정에 기습 포격을 시도한 것이다.


제2연평해전이 발발하는 순간이었다.


이날 북한 경비정은 자국의 꽃게잡이 어선을 경계하던 중 NLL을 넘어 남하하기 시작했다.


인사이트국가보훈처


즉시 출동한 한국 해군의 고속정 4척은 경고 방송을 하며 교전 대비태세를 취했다.


그런데 북한 경비정은 아무런 징후도 없이 선제 기습포격을 가했다. 예상치 못한 포격에 해군 고속정 참수리 357호의 조타실은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였다.


양측 함정 사이에서는 곧바로 교전이 시작됐다. 10시 43분경 북한 경비정 1척에서 화염이 발생하자 북한 함정은 퇴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10시 50분경 두 척이 모두 북방한계선을 넘어 북상함으로써 교전은 25분 만에 끝이 났다.


짧은 교전이었지만 한국 해군이 입은 피해는 적지 않았다. 357정장 윤영하 소령을 비롯해 한상국 상사, 조천형 중사, 황도현 중사, 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 6명이 전사하고 19명이 부상당한 것이다.


인사이트뉴스1


특히 참수리 357정의 조타장이었던 한상국 상사는 북한군의 포탄에 가슴 관통상을 입고도 끝까지 키를 놓지 않았다.


사방이 불길에 휩싸인 상황에서도 자신의 목숨보다 나라의 안위를 걱정한 것이다.


한 상사는 교전이 끝난 지 41일 만에 참수리 357정의 조타실에서 해난구조대(SSU) 대원들에 의해 발견됐다.


발견 당시 그는 키를 꽉 잡은 채 차가운 물 속에 잠들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357정을 지켜낸 한 상사를 기억하기 위해 해군은 2009년 진수된 최첨단 기능의 유도탄함(PKG) 2번함을 '한상국함'으로 이름 붙였다.


함정의 이름으로 우리 곁에 남아 있게 된 한상국 상사. 월드컵 열기가 고조되는 2018년 6월,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