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 16℃ 서울
  • 8 8℃ 인천
  • 16 16℃ 춘천
  • 15 15℃ 강릉
  • 16 16℃ 수원
  • 13 13℃ 청주
  • 13 13℃ 대전
  • 11 11℃ 전주
  • 13 13℃ 광주
  • 16 16℃ 대구
  • 18 18℃ 부산
  • 16 16℃ 제주

사람 꽉 찬 지하철서 "에어컨 꺼라" 민원 넣은 승객 퇴치한 '사이다甲' 기관사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요즘 같은 날씨에 발 디딜 틈 없이 꽉 찬 '만원 지하철'은 전쟁을 치르는 것과 같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직장인들은 매일 아침 사람이 꽉 들어찬 지하철에 몸을 욱여넣는다.


게다가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요즘 같은 날씨엔 창문을 열 수 없는 '만원' 지하철은 더욱 곤혹이다.


에어컨을 가동해도 많은 사람들 사이에 껴서 땀에 흠뻑 젖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홀로 춥다며 에어컨을 꺼달라는 민원을 넣는 승객이 있었다.


이 민원 때문에 출근길부터 '찜통' 지하철을 탈뻔한 3천 여명의 승객들. 그들을 위해 '사이다' 일침을 날려준 기관사의 미담(?)이다.


인사이트


지난 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직장인 A씨가 지하철 2호선에서 겪은 일화가 게재돼 많은 공감을 얻었다.


직장인 A씨는 유난히 더웠던 이날 아침, 어김없이 '만원'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사람이 이미 많이 타고 있어 더웠던 지하철 내부. 시간이 조금 지났을까 갑자기 지하철에 안내 방송이 나오기 시작했다.


기관사는 "아침 지하철 안이 많이 덥다"며 "그런데 어떤 손님 한 분이 춥다고 자꾸 민원을 넣고 있다"고 알렸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기관사는 이어 "본인 한 분은 추우실지 모르지만 한 지하철에 3000여명의 손님들은 더워한다"며 "많은 손님분들의 상쾌한 출근을 위해 에어컨은 끄지 않겠다"고 딱 잘라 말했다.


기관사가 알린 지하철 내부 온도는 25도. 사람이 많이 타고 있던 것을 고려하면 약간 덥게 느껴질 수 있는 온도였다.


하지만 한 사람의 민원은 계속 이어졌고, 결국 3분 뒤 또 안내 방송이 나왔다.


기관사는 "어떤 한 분이 계속 춥다고 에어컨을 꺼달라고 민원을 넣는다"며 "본인만 생각하실 게 아니라 모든 분들을 고려해달라"고 일침을 날렸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그러면서 "추위를 많이 타면 여벌 옷을 가져와서 타시길 바란다"고 완곡히 당부했다.


그 사이 더 많은 사람들이 탔는지 지하철 내부 온도는 27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기관사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에어컨은 끄지 않고 '풀가동'할 것이다"고 방송을 마쳤다.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도 사람이 많이 타고 있는 지하철을 더울 수밖에 없을 터. 기관사의 결단력에 누리꾼들은 박수받아 마땅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한편 지난달 30일 서울교통공사는 5월 1일부터 28일까지 총 5만 6529건의 '덥다'는 민원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춥다는 의견 역시 5269건에 달했다. 이 때문에 교통공사 측은 덥다는 민원이 밀려와도 마냥 에어컨 온도를 낮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수가 이용하는 대중교통에서 내 상황에 딱 맞는 온도 조절을 할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하지만 매년 반복되는 '에어컨 민원 전쟁'에 더 세심한 대안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