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 16℃ 서울
  • 8 8℃ 인천
  • 16 16℃ 춘천
  • 15 15℃ 강릉
  • 16 16℃ 수원
  • 13 13℃ 청주
  • 13 13℃ 대전
  • 11 11℃ 전주
  • 13 13℃ 광주
  • 16 16℃ 대구
  • 18 18℃ 부산
  • 16 16℃ 제주

"살인이나 다름없는 음주운전으로 아내와 딸을 잃었습니다"

음주운전을 '실수'로 치부하는 우리나라에서 음주운전자들은 자신들의 행동이 살인행위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인사이트SBS '맨 인 블랙박스'


[인사이트] 최민주 기자 = "술 먹고 운전한 거라서 심하게 잘못했다고 생각을 못 하죠. 차는 더 스피드를 낼 수 있잖아요. 쾌감이 상상을 초월해요"


이는 음주운전으로 3차례 적발된 남성이 했던 대답이다. 그는 면허 취소만 3번을 당했고 총 1천만원의 벌금을 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됐음에도 그가 다시 운전면허를 딸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인사이트SBS '맨 인 블랙박스'


'게임오버'가 되더라도 다시 처음으로 돌아갈 수 있는 현실 때문에 음주운전자들은 자신의 행동이 곧 살인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만취 상태의 '쾌감'을 느끼기 위해 운전을 한다는 범죄자들 때문에 피해자들은 한순간에 사랑하는 가족들을 잃고, 한 번 뿐인 삶을 잃는다.


그러나 피해자들을 더욱 비참하게 만드는 것은 솜방망이보다 아프지 않은 처벌이다.


인사이트

인사이트SBS '맨 인 블랙박스'


지난 2016년 SBS '맨 인 블랙박스'에 출연한 한 남성은 음주운전으로 아내와 어린 딸을 잃었지만 두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한 운전자는 4년형을 받았다.


더욱 어처구니 없는 판결도 있다.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사실상 처벌을 받지 않는 것이나 다름 없는 이 판결은 두 가장의 다리를 앗아간 음주운전자에게 내려진 형이다.


지난 2015년 환경 미화원이었던 두 남성은 야간 작업을 하던 중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한 명은 왼쪽 다리를, 나머지 한 명은 두 다리를 모두 잘라냈다.


인사이트SBS '맨 인 블랙박스'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가정의 기둥이었던 이들은 평생 고통받으며 살아가야 하지만 피의자는 말뿐인 처벌을 받고 풀려났다.


이 같은 한국의 음주운전자 처벌은 용인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살인죄나 다름 없는 행위에도 우리나라는 이를 미필적 고의가 아닌 '실수'로 간주한다.


일본의 경우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낸 운전자에게 22년형을 내리는 등 강력한 처벌을 하고 있지만 한국 법원은 재범 운전자에게 고작 '5년'을 선고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떠난 사람은 돌아올 수 없고 사고 이전으로 시간을 되돌릴 수도 없다.


하지만 음주운전이 불러올 참혹한 결과들을 알면서도 처벌을 강화하지 않는다는 것은 잠재적 살인이며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해야 할 국가의 직무유기다.


피해자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도록, 또 더 많은 피해자들이 생기지 않도록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과 함께 강력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