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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투수가 공 엉망으로 던지자 포수에게 '조언'해준 양의지

두산 포수 양의지가 '승부'보다는 '실력 겨루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 찬사를 받고 있다.

인사이트최재훈을 보며 "마운드에 올라가 봐"라 말하는 양의지 / 네이버 'KBO리그_네이버스포츠'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마운드에 한 번 올라가 봐"


'승패'에 집착하기보다는 '실력'을 겨루고자 했던 두산 포수 양의지의 모습이 야구팬들에게 훈훈함과 즐거움을 주고 있다.


지난 22일 대전 한화 이글스파크에서는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한화이글스 대 두산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이날 한화는 김재영을 선발로 내세웠다. 김재영은 16일 KT위즈와의 경기에서 4⅔이닝 4실점을 하며 제 몫을 해주지 못했었다.


인사이트누군가의 눈치(?)를 보는 양의지 / 네이버 'KBO리그_네이버스포츠'


김재영은 초반부터 여지없이 흔들렸다. 1회에만 2명의 주자를 내보내며 '실점' 위기에 몰렸다.


상대 타자가 쾌재를 불러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상황. 그런데 타석에 들어선 두산 포수 양의지는 조금 달랐다.


그는 한화 포수 최재훈에게 투수가 이상하다는 신호를 보냈다. 첫 번째 공부터 어처구니없는 '볼'을 던지자 양의지는 상대 포수에게 "마운드에 한 번 올라가 봐"라고 말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투수를 다독이는 최재훈 포수 / 네이버 'KBO리그_네이버스포츠'


투수를 다독이는 모습을 본 해설위원은 "포수가 잘 잘라주고 있는 거예요"라고 평가했다.


보통 포수는 투수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일 때 마운드에 올라가서 체크를 해주고는 한다.


하지만 타자가 상대 포수에게 투수를 다독이라고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어찌됐든 이겨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의지는 승패를 떠나 진심어린 조언을 건넸다. '승패'에 집착하지 않고 '진짜 실력'을 겨루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최재훈에게 마운드에 올라가보라고 말하는 양의지 / 네이버 'KBO리그_네이버스포츠'


또한, 8년간 붙박이 '두산 안방마님'으로 활약한 자신 때문에 빛을 보지 못한 동생이 한화에서 실력 발휘를 하기 바라는 마음도 있었을 것이다.


조언을 듣고 안정을 찾은 김재영은 양의지를 3루 땅볼로 잡아냈고, 1회를 '무실점'으로 마무리했다. 6⅔이닝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한화는 연장 승부 끝에 두산을 '케네디 스코어'인 8대7로 무찌르며 3661일 만에 단독 2위에 올랐다.


인사이트양의지는 마음의 안정을 찾은 김재영에게 3루 땅볼로 아웃당했다. / 네이버 'KBO리그_네이버스포츠'


양의지의 한마디가 승부를 바꾼 것은 아니었지만, 진짜 실력을 겨룰 수 있게 일조한 것은 맞는 듯하다.


팬들은 "양의지 진짜 멋있다", "이기는 게 아닌, 좋은 경기를 보여줘야 한다는 프로선수의 의미를 제대로 알려줬다", "진짜 훈훈하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양의지를 칭찬하고 있다.


한편 양의지는 2006년 두산에 입단해 올해도 '주전 포수'로 활약하고 있으며, 최재훈은 2008년 입단한 뒤 2017년 까지 양의지의 뒤를 받쳐주다 2017년 한화에 입단했다. 


인사이트양의지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