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명진 '엉터리' 소리 분석에 '살인자' 될 뻔한 사람도 있다
국내 최고 음향 전문가로 알려진 배명진의 잘못된 분석으로 억울하게 누명을 씌여진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인사이트] 최해리 기자 = '소리박사'라 불리던 음향 전문가 배명진의 잘못된 분석으로 살인 누명까지 씌일 뻔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2일 방송된 MBC 'PD 수첩'에서는 '목소리로 범인을 찾아 드립니다-소리박사 배명진의 진실' 편이 전파를 탔다.
배명진 교수는 소리와 관련된 사건 사고가 있을 때마다 방송에 빠지지 않고 등장해온 음향 전문가다.
이날 방송에서는 배 교수의 잘못된 분석이 사건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던 사례들을 소개했다.
그중 2012년 10월에 발생한 제주방어사령부 소속 김하사 사건에 대해서도 다뤘다.
사건 당시 군은 제주시 도남동의 한 하천 바닥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김 하사가 그를 질책했던 선임 때문에 투신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김 하사가 타살인지 자살인지에 대해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배 교수는 당시 공중전화로 시신을 발견했다고 신고한 실제 음성과 김 하사를 질책했던 선임의 목소리가 유사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당시 선임 군인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으나 배 교수의 분석 결과를 신뢰했던 유족은 의심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진짜 신고자는 다른 사람이었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신고자가 지명 수배자였기 때문에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었던 것.
배 교수의 잘못된 목소리 분석 하나로 인해 해당 선임이 억울하게 살인범으로 지목될 뻔한 사건이었다.
이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전옥엽 박사는 "과학이란 이름으로 포장해서 사람들에 헷갈리는 정보를 주진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배 교수의 소리 분석으로 인해 누명을 썼던 김하사 선임 사건에 대해서 "이건 정말 무고다. 상당히 잘못하신 거다. 무슨 사유인지 모르겠지만 너무나 논리적인 비약의 표현을 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PD수첩'의 인터뷰 요청에 배 교수는 "그걸 왜 입증해야 되냐. 그럼 그건 결국 내 과학적 수준을 테스트해보겠다 그 이야기밖에 안 되는 거 아니냐"며 완강하게 거부했다.
그는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노벨상 받을 만한 일도 하고 있다"면서 "그런 정도로 과학적으로 연구해 세계적 인정을 받고 있는 거다. 난 그런 데 말려들고 싶지 않다는 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