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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구본무 회장 떠난 다음 날 LG본사 앞에 놓인 국화꽃과 편지의 정체

자신을 대학생이라 밝힌 한 시민이 LG본사 앞에 구본무 회장을 추모하는 편지를 놓고 떠났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LG그룹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23년간 LG그룹을 지켜온 故 구본무 회장의 별세 소식에 고인을 애도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자신을 대학생이라 밝힌 한 시민이 LG 본사 앞에 국화꽃과 직접 쓴 추도문을 남기고 떠나 눈길을 끈다.


21일 LG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오전 여의도 LG트윈타워 표지석 앞에 자필로 쓴 편지 하나가 놓였다.


그 옆으로는 국화꽃 2송이도 있었다.


한 자 한 자 정성껏 눌러 쓴 편지에는 故 구본무 회장을 향한 대학생 A씨의 추도글이 담겼다.


A씨는 "존경하는 故 구본무 회장님"으로 글을 시작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LG그룹 


그는 "하루종일 실시간 검색어 순위 1위를 기록할 만큼 구본무 회장님을 추모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부디 두 눈이 찌푸려지지 않고 두 귀가 시끄럽지 않은 곳에서 평온하시길 빈다"고 전했다.


이어 "모든 20대가 그러하듯 취업이라는 과제 앞에 서 있지만 두렵지 않다"며 "신념을 가지고 자신을 우뚝 세워 LG의 앞날에 도움이 되는 인재가 될 것이라 약속드린다"고 적었다.


평생 한 번이라고 구 회장을 만나고 싶었는데 아쉽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 맞닥뜨릴 역경을 이겨내는 데에도 회장님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많이 부족하겠지만 회장님 신념 또한 제가 이어가겠다. 그동안 참 감사했다. 편히 쉬세요"라는 말로 글을 맺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LG그룹 


그동안 공정과 정직, 성실을 바탕으로 '정도 경영'을 지켜온 구본무 회장.


특히나 평소 갑질과는 거리가 먼, 소탈하고 배려심 깊은 행보로 많은 이들의 귀감을 샀다.


생전 구 회장은 수행원이 있어도 직접 운전기사에 전화를 거는가 하면, 주말에는 비서 없이 업무를 봤다.


해외 출장을 갈 때도 수행원 한 명이 붙는 게 전부였다. 잘못한 점에 대해선 따끔히 질책도 했지만 이를 '갑질'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


직책에 상관없이 명함을 건네며 먼저 인사하기를 주저하지 않았고, 직원들과 농을 나누길 즐겼다고 전직 임원들은 전하고 있다. 


회장님이라는 자리보다 '이웃집 아저씨'라는 별명이 붙곤 했던 구 회장은 지난 20일 숙환으로 영면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