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흑돼지 널리 퍼뜨린 외국인 신부님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인사이트맥그린치 신부 / 제주도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한국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관광지 '제주도'에 흑돼지가 다량 생산될 수 있도록 큰 공을 세운 '패트릭 J. 맥그린치'(한국명 임피제) 신부가 세상을 떠났다.


지난 23일 오후 6시 27분께 1954년 4월부터 64년 동안 제주의 평화를 위해 헌신한 맥그린치 신부가 향년 90세의 나이로 선종했다.


'푸른 눈의 돼지 신부'로 불렸던 맥그린치 신부. 그는 처음 제주도에 왔을 때 한국전쟁과 '4·3사건'을 겪어 먹을 게 없던 제주도민들을 안타깝게 여겼다.


이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하던 맥그린치 신부는 인천에서 새끼를 밴 암퇘지 한 마리를 데려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 암퇘지는 10마리의 새끼를 낳았고, 주민들에게 나눠줘 기르도록 했다. 돼지 수는 점점 늘어났고, 늘어난 돼지를 감당하기 위해 '성이시돌 목장'도 설립했다.


이 목장은 이제 연간 3만여마리가 넘는 돼지를 생산하는, '아시아 최대' 양돈목장이 됐다. 


머나먼 땅 아일랜드에서 날아와 가난에 찌든 사람들의 모습을 본 뒤 뭐라도 해보려던 외국인이 제주도를 변화시킨 것이다.


도민들이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 아파했던 맥그린치 신부. 그는 흑돼지 사업외에도 '사회복지시설'을 마련해 가난한 사람을 도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병원·양로원·요양원·유치원·노인대학·청소년수련시설' 등 사회복지시설을 설립·운영하며 도민이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힘썼다.


특히 죽음을 앞둔 가난한 병자들이 비참하게 죽어가는 것은 '차별'이라고 말하며, 평화롭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그러는 사이 맥그린치 신부는 나이가 들었고, 점점 병약해져 갔다. 100세까지는 최대한 삶을 유지하며, 가난하고 세상 살기 힘겨워하는 이들을 돕고자 했던 맥그린치 신부.


인사이트건강이 좋지 않아 지팡이를 사용하던 맥그린치 신부 / 제주도


안타깝게도 이달(4월) 초 건강이 악화해 심근경색과 신부전증으로 입원 치료를 받았다.


가난한 사람들이 누군가의 지원 없이도 살아갈 수 있도록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준 맥그린치 신부는 23일 고향 아일랜드가 아닌, 제2의 고향 '제주'에서 눈을 감았다.


한편 맥그린치 신부는 '2014 자랑스런 제주인'에 선정된 바 있으며,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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