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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9개월 동안 후원한 아이가 대학을 갔습니다"

긴 세월 한 아이의 성장을 위해 기꺼이 '나눔'을 행한 A씨의 사연은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다.

인사이트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누군가를 꾸준히 돕는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 기간이 8년에 달하기는 더 어렵다.


A씨는 어느 날 한 초등학생 여자아이를 후원하기 시작했다. 여러 사람을 돕기보다는 한 사람을 챙겨주는 게 좋았기 때문이라고.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후원은 무려 7년 9개월간 계속됐다. 매달 50만원을 몰래 보내는 방식이었다.


도움을 받던 아이가 직접 아르바이트를 해서 누군지도 모르는 A씨에게 돈을 갚겠다고 하는 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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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A씨는 아이에게 자신이 누구인지 절대 드러내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초등학생이었던 아이는 어느새 대학에 입학할 나이가 됐다.


입학 당시에도 아이는 첫 대학 등록금을 자신이 모아둔 돈으로 내겠다고 했다.


하지만 A씨는 첫 등록금을 내주는 것까지가 자기 일이라고 생각했고, 결국 '마지막 후원금'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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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적지 않은 금액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한 짐 덜었다"며 담담한 소감을 전할 뿐이었다.


또 "한 사람이 성년이 되어가는 시기에 책임감보다는 그저 돈으로 도움을 주었을 뿐"이라며 겸손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A씨는 아이가 성년이 되는 동안 곁에서 함께 했던 나날이 행복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죽을 때까지 절대 아이를 만나는 일은 없다고 못 박았다.


그렇게 A씨가 자신의 소명을 마친 어느 날, 그가 '사무실'이라고 칭해둔 곳으로 아이의 편지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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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에는 "아버지, 고맙습니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뭉클함을 느낀 그는 "제가 낳은 아이는 아니지만 제 아이가 대학 간 것만큼 기쁘다"면서 "8년은 못 채웠지만 7년 9개월 내내 행복했다"고 글을 맺었다.


자기 것을 누군가와 나누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럼에도 긴 세월 한 아이의 성장을 위해 기꺼이 '나눔'을 행한 A씨의 사연은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