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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구걸하던 할아버지는 '관'을 파는 가게 앞을 떠나지 못했다

평생 가족을 부양하느라 '관'을 살 돈조차 없던 할아버지의 안타까운 사연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인사이트kikerdaily


[인사이트] 김나영 기자 = 가족들 걱정에 마음 편히 죽지도 못하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할아버지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최근 온라인 미디어 키커데일리는 평생 가족을 부양하느라 '관'을 살 돈조차 없었던 할아버지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필리핀 루손섬의 작은 도시 루세나(Lucena)에는 지역에서 알아주는 부지런꾼인 80세 할아버지 로베르토 아로요(Roberto Arroyo)가 살고 있다.


아로요 할아버지의 하루는 늘 새벽 4시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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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뜨지도 않은 꼭두새벽에 눈을 뜬 할아버지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딸 오깅(Oging)이 잘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할아버지에게 딸 오깅은 늘 아픈 손가락이다. 몇달 전 괴한에게 성폭행을 당해 임신을 했기 때문이다.


원치 않는 임신이었지만 차마 아이를 지울 수 없었던 오깅과 아로요 할아버지는 아기를 낳아 키우기로 결심했다.


할아버지는 식구가 더 늘 것을 생각하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지만 생명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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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는 대로 일을 하며 돈을 벌었지만 가족들과 생활비로 쓰고 나면 할아버지 수중에 남는 돈은 없었다.


최근 할아버지에게는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곧 세상과 이별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나이에 제대로 된 '관' 하나 장만할 돈이 없었기 때문이다.


할아버지는 20년간 홀아버지로 살며 아이들을 키우느라 제대로 휴식 한 번 취하지 못한 자신에게 마지막 선물을 주고 싶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여건이 되지 않자 할아버지는 매일 관을 파는 가게 앞에서 눈물만 글썽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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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몸이 좋지 않아 더이상 일을 할 수도 없게 된 할아버지는 매일 2시간씩 걸어다니며 사람들에게 관을 살 돈을 구걸하기 시작했다.


관을 살 돈을 마련하기 위해 매일 거리로 나서는 할아버지의 사연이 전해지자 시민들은 하나둘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관 앞에서 바라만 보는 모습이 너무 애잔하다"며 "어떤 방법으로든 도움을 주고 싶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지역 주민들의 도움이 이어지자 할아버지는 "내가 죽으면 남은 가족들이 어떻게 살아갈지 걱정이다"면서도 "죽어서만큼은 편히 쉬고 싶다"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김나영 기자 na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