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아프시단 글 올리자 미역을 택배로 보내준 보배드림 회원

인사이트보배드림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어릴 적 이혼하신 부모님 대신해 자신을 키워주신 할머니가 췌장암 선고를 받았다는 손자 사연을 접한 보배드림 회원들이 손수 미역을 택배로 보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15일 자동차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췌장암 선고를 받은 자신의 할머니를 위해 미역을 택배로 보내준 회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A씨 글이 올라왔다.


A씨는 앞서 지난 11일 보배드림을 통해 엄마 같은 존재였던 할머니가 병원에서 췌장암을 선고 받으셔서 펑펑 울었다는 사연을 올린 바 있다.


당시 A씨는 올해 87세되신 할머니가 이른 아침부터 전화를 걸어 "보고싶다 언데 보러올래?"라고 말씀하시며 펑펑 우셨다고 말했다.


할머니가 연세가 있으신 탓에 걱정이 됐던 A씨는 곧바로 아버지께 전화를 걸었고 노환(老患)이라서 그렇다는 아버지 말씀에 별일 없는 줄로 알고 넘어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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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뒤 할머니는 또다시 A씨에게 전화를 걸어 "온다더니 언제와. 할머니 죽은 다음 올래?"라고 말씀하셨고 어릴 적 자신을 애지중지하게 키워주신 할머니가 걱정됐던 A씨는 그날 곧바로 회사에 월차를 내고 할머니가 계신 서울로 올라갔다.


못 본 사이 20kg이나 살이 빠진 할머니의 처량하신 모습을 보고 너무 속상한 나머지 눈물을 훔쳤다는 A씨는 곧바로 할머니를 모시고 인근 동네의원을 찾아갔다.


의사 선생님은 A씨에게 이지경이 되도록 뭐했냐고 꾸짖으셨고 충격 받은 A씨는 아내와 상의 끝에 다음날 할머니를 모시고 대학병원에 찾아가 정밀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를 받아든 A씨는 천장이 무너져 내리는 심경이었다. 할머니가 췌장암이며 대장쪽에도 암이 의심된다는 소견이 나온 것이다.


희생만 하신 할머니가 너무 불쌍해 두 눈이 퉁퉁 붓도록 울었다는 A씨는 남은 시간 동안만이라도 고생하신 할머니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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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남은 시간이라도 최선을 다해 (할머니와) 행복하게 지내겠다"며 "그동안 키워주셔서 정말 감사했고 할머니 덕에 삐뚤어 지지 않고 올바르게 클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해 많은 보배드림 회원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었다.


사연을 접한 보배드림 회원들은 댓글과 쪽지를 통해 A씨를 응원했다. 그중 한 보배드림 회원은 A씨에게 "큰 도움은 되지 못되지만 기장 미역과 다시마를 보내드리고 싶다"고 연락했고 실제 A씨 집앞으로 택배 한 상자가 도착했다.


보낸 사람과 주소가 적혀 있지 않은 택배 상자 안에는 미역과 다시마가 들어 있었고 이를 받아든 A씨는 가슴이 먹먹했다.


A씨는 "약 기운 때문에 할머니가 힘이 하나도 없으셨는데 미역국 한그릇을 뚝딱 비우시는 모습에 기분 좋은 발걸음으로 출근했다"며 "할머니가 미역국이 참 맛있다며 도대체 이 좋은 미역을 누가 보내준거냐고 잘 먹겠다는 말 전해달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아내 말로 할머니가 점심 때도, 저녁 때도 미역국만 드셨다고 한다"며 "(보내주신 미역) 덕분에 오랜만에 웃었고 생기있는 하루를 보냈다. 정말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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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A씨는 "현재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 안정을 찾으면 꼭 한번 인사드리러 가겠다"며 "그때까지 하시는 일 모두 승승장구하고 계시길 진심으로 바라겠다"고 마무리 지어 훈훈함을 더했다.


사연을 접한 보배드림 회원들은 "미역과 다시마는 약이다. 드시고 건강하시길", "따뜻하다", "아침부터 아주 좋다", "눈물난다",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선행에 대해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이처럼 할머니가 아프시다는 글을 보고 손수 미역과 다시마를 택배로 보내준 보배드림 회원 사연이 많은 이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먹고 살기 힘들어 점점 각박해지는 현실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따뜻한 모습이기 때문일 것이다.


미역과 다시마를 택배로 보낸 보배드림 회원 모습은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그동안 잊고 지내왔던 '정(情)'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


장영훈 기자 hoon@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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