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이 오른 뒤 대한민국에서 '24시간 편의점'이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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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이유리 기자 = 어, 여기 있던 편의점이 어디 갔지?


분명 얼마 전까지 새벽 영업을 하던 편의점이 보이질 않는다. 


24시간 영업 중이던 편의점은 금방 눈에 띄었지만 자정이 넘어 불이 꺼지자 간판을 쉽게 찾을 수 없었다.


서울 밤거리에서 몇 발자국만 걸어도 눈에 보이는 24시간 편의점과 유명 패스트푸드점을 올 하반기부터는 거의 볼 수 없게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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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된 원인으로 올 초 16% 이상 오른 '최저임금제'와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주 52시간 근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저임금제'와 '주 52시간 근무'는 근로자를 위한 정책의 일환이지만 오히려 근로자에게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올 초 '최저임금제' 시행으로 기업과 자영업자들은 영업 손실을 막기 위해 제일 먼저 내놓은 카드가 인건비 절약이다.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점은 손님이 없는 심야 시간대에 문을 열어봤자 수익이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영업을 중단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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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야간 영업 중단으로 가장 큰 피해자는 심야 시간에 근무했던 시급제 아르바이트생들이다. 


실제로 시급알바의 대표적인 24시간 편의점과 패스트푸드 등 야간 운영을 중단하는 점포가 증가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최근 3개월간 24시간 영업을 하는 매장 10곳을 중단했고 버거킹 역시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부 점포의 야간 영업시간을 단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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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시행될 '주 52시간 근무'로 인한 영업시간 단축은 24시간 운영이 많은 유통업계도 마찬가지다.


올 초부터 이마트나 홈플러스 등 대형 마트들도 전 지점 폐점 시간을 1시간 앞당긴 11시로 조정했다.


근무 시간이 줄어들어 근로자의 '워라밸'(Work-life balance)이 높아진다는 장점도 있지만 또 다른 부작용도 있다. 


최저임금은 올랐지만 근무시간이 단축되면서 야근과 특근 수당이 사라져 오히려 실질임금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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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예산처의 보고서에 따르면 최저 시급이 올랐지만 근로자들의 초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월급 평균 37만 700원가량 감소될 것이라 추산했다.


노동시간을 늘려 돈을 더 벌고 싶은 근로자도 근로 시간의 단축으로 기존의 월급을 유지하기 위해 투잡으로 내몰리는 일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투잡을 구하는 것 역시 현실적으로 쉽지가 않다.


지난해 8월 소상공인 연합회가 소상공인 532명을 대상으로 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업계 실태조사' 따르면 소상공인 10명 중 9명은 "최저임금 인상 이후 종업원 수를 감축할 계획이 있다"라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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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 부담을 느낀 소상공인 역시 종업원 수를 줄이거나 채용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시간제 근로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자본력이 탄탄한 대기업의 근로자들은 그나마 최저임금 인상으로 '저녁 있는 삶'이 예상된다. 


하지만 시간제 알바나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저녁 있는 삶'은 커녕 실제로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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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시간 단축과 일자리 창출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공약이다.


분명 문 정부는 근로자의 삶을 끌어올리려는 좋은 취지로 공약을 내밀었을 것이다.


그동안 쉼 없이 달려온 근로자들에게 노고를 풀어주려는 정부의 근로 정책에는 국민역시 공감한다. 


현실은 생계를 위해 쉴 수 없는 근로자와 하루하루를 버텨야 하는 알바생들의 고단한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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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이면 '주 52시간 근무'가 시행된다. 


정책이 시행되기 전까지 우리에겐 아직 약간의 시간이 남아있다.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는 단순한 지원 정책이 아닌 근로자를 위한 좀 더 세심하고 구체적인 제도적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정책이 아닌 소상공인과 생계형 근로자의 어깨의 짐을 덜어 줄 실질적인 방안이 마련되길 바란다. 


이유리 기자 yuri@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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