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동안 홀로 수백명 한센병 환자 돌본 푸른 눈의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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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최민주 기자 = 국적도, 인종도 다르지만 평생을 사랑 하나로 한센병 환자들을 돌봐온 푸른 눈의 성자가 있다.


경상남도 산천에 위치한 '성심원'은 한센병에 걸린 노인들이 모인 요양 시설이다.


이곳에는 한센병 환자들을 돌보기 위해 스페인에서 한국으로 건너 온 '유의배' 신부님이 있다.


스페인 게르니카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유의배 신부는 한국의 6.25 전쟁에 대해 익히 들었고 주변의 만류에도 신부가 된 후 스스로 한국땅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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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처음 성심원에 부임했을 때는 한국말이 서툴러 어려움을 겪었지만 말은 통하지 않아도 '같이 있다는 것' 자체로도 좋았다고 한다.


보통 사람들은 얼굴이 일그러지거나 신체 일부가 떨어져 나간 한센인들의 겉모습을 보고 쉽게 다가갈 수 없다.


그러나 이들을 한 식구, 절친한 친구로 생각했다던 유의배 신부는 환자들의 성치 않은 손을 잡아주기도 하고 다정하게 입을 맞추기도 했다.


그렇게 37년 째 외로운 한센인들의 곁을 지키는 유 신부는 자신이 돌보던 한센병 환자가 세상을 떠나면 손수 염을 해주며 마지막 가는 길까지 배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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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시절을 견뎌내며 자신들을 위해 일생을 헌신해 온 유 신부에게 성심원 노인들은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다.


얼마간 봉사하다 다른 시설로 옮겨가기도 하는 신부들과 달리 유독 유의배 신부는 "발령이 안 나서 가지 않는다"는 말로 성심원에만 머무른다.


150명의 한센병 환자들에게 유 신부는 믿음 그 자체가 됐고 이들을 뒤로 한 채 다른곳으로 떠날 수 없기 때문이다.


긴 세월 동안 '사랑' 그 자체로 살아온 그는 지난 2014년, 사회에서 묵묵히 나눔을 실천하는 봉사자들을 격려·지원하기 위해 제정된 '이태석 봉사상' 제3회 수상자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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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일지는 모르나 그냥 같이 산다"며 자신의 소명을 밝힌 유의배 신부. 신의 뜻을 받들어 베푸는 삶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그야 말로 이시대의 진정한 성자(聖者)가 아닐까.


최민주 기자 minjoo@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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