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지 환자 만나도 '법' 때문에 가만히 있어야하는 응급구조사의 호소 (영상)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우리나라 병원 응급실, 구급차, 소방서 119 차량 등에는 환자를 응급처치하는 응급구조사가 배치된다.


하지만 이들의 의료 행위는 매우 제한적이어서 죽어가는 환자를 보고도 가만히 있어야 하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28일 유튜브채널 '취재대행소왱'은 응급구조사 체계의 답답한 현실을 조명했다.


대학병원 응급구조사 5년 차인 A씨는 "간호사가 바쁘고 의사가 바빠도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며 말문을 열었다.


분명 뭘 해줘야할 지 알고 있지만 법 때문에 눈앞의 환자를 속수무책으로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사이트Youtube '취재대행소왱'


가령 흉통, 심근경색 환자가 들어오면 심전도 검사를 하는 게 일반적인 순서다.


하지만 응급구조사는 심전도를 가져와 환자의 팔, 다리, 가슴에 부착하고 의사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현행법상 심전도 검사는 응급구조사의 업무가 아니기 때문에 함부로 버튼을 누를 수 없다. 모든 세팅을 마치면 목청 높여 의사를 부른다. 그럼 의사가 버튼을 누르러 달려온다.


한시가 급한 응급환자에겐 엄청난 시간 낭비일 수밖에 없다.


더욱 황당한 건 응급구조사가 치러야 하는 국가시험 범위에 '심전도 검사' 방법이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현직 응급구조사가 받는 보수교육에서도 심전도 검사를 배운다. 실전에선 절대 해선 안 되는 응급교육을 받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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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 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15년 차 응급구조사 B씨는 보건소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았다.


갑자기 쓰러진 환자의 병인을 알아보기 위해 동맥에서 피를 뽑은 것이 문제가 됐다.


덕분에 환자는 살았지만 현행법상 응급구조사는 채혈이 금지돼 있어 경고조치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A씨 역시 같은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합법적으로) 정맥로 통해서 피를 확보하는데 채혈은 불법이다. 정맥로 확보를 우리가 해놓고 채혈은 다른 사람이 찔러서 또 해야하니 환자에게 두 번 찔러야 하는 모순적인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현재 우리나라가 응급구조사에게 허락한 업무 범위는 심폐소생술을 위한 기도유지, 기도 삽관, 정맥로 확보 등 14가지다.


반면 골든타임이 걸린 현장에서 실제로 응급구조사가 하는 일은 심전도 측정 등 240가지가 넘는다.


이에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응급환자의 골든타임, 즉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법 개정을 통해 업무 범위를 현실적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 지난해 국정감사를 통해 해당 사안을 인지하고 법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비슷한 업무를 맡고 있는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 타 직역도 있어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복지부는 응급구조사 업무 범위의 현실성을 파악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진행할 계획이지만 실제 법 개정으로 이어질 진 여전히 미지수다.


YouTube '취재대행소왱'


황규정 기자 kyoojeong@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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