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전 '단역배우 자매 자살 사건' 재조사를 촉구합니다"…국민 청원 12만명 돌파

인사이트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미투'(Me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확산되면서 14년 전 있었던 '단역배우 자매 자살 사건'을 재조사해달라는 국민 청원글이 12만명을 돌파했다.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지난 3일 '단역배우 자매 자살 사건 제발 재조사를 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국민 청원글에 서명한 사람이 12만 7,981명을 넘어서며 재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4년 전 '단역배우 자매 자살 사건'은 보조 출연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원생 A씨와 그의 여동생 B씨가 6일 간격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어 주위를 안타깝게 만든 사건을 말한다.


청원 내용에 따르면 당시 대학생원생이던 A씨는 연기자 지망생인 여동생 B씨의 권유로 2004년 무렵부터 드라마 단역배우 등 방송 보조출연 아르바이를 시작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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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JTBC '탐사코드 J'


A씨는 이후 단역배우들을 관리하는 기획사의 반장, 보조반장 등 12명으로부터 3개월간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했고 충격 받은 A씨는 성격이 변하고 이상행동을 보이는 등 증상이 심해졌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 수록 A씨의 증상은 갈수록 심해져 집을 부수거나 어머니와 여동생을 때리는 지경까지 다다랐고 참다못한 가족들은 경찰에 신고하고 A씨를 정신병원으로 데려갔다.


정신병원 상담결과는 한마디로 충격적이었다. A씨가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는 충격적인 증언을 털어놓았기 때문이었다. 이를 들은 어머니와 여동생 B씨는 패닉에 빠지고 말았다.


가해자들은 A씨에게 반항이라도 하면 뻔뻔하게 칼을 들이밀면서 '동생을 팔아넘기겠다', '집에 불을 지르겠다', '엄마를 죽이겠다' 등의 식으로 A씨를 협박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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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곧바로 경찰에 고소했지만 딸의 억울함을 밝히는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어머니 장씨는 "고소했기 때문에 죄인은 엄마"라며 "내가 고소를 안 했으면 내 딸들이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억울함을 하소연했다.


A씨의 어머니에 따르면 당시 경찰은 A씨에게 가해자 성기를 색깔, 둘레, 사이즈까지 정확하게 그려오라며 A4 용지와 자를 줬고 심지어 칸막이 없이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이 조사를 받았다.


가해자들은 A씨를 계속 협박해 견디다 못한 A씨가 결국 고소를 취하했고 평범한 대학원생이었던 A씨는 2009년 8월 28일 18층, 18시 18분 18초에 목숨을 스스로 끊는 선택을 하고 말았다.


언니를 방송국에 소개했던 여동생 B씨가 그 뒤를 이어 자살했고, 충격을 받은 아버지까지 뇌출혈을 일으켜 세상을 떠나 홀로 남은 어머니만이 힘겨운 법적 싸움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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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남은 A씨의 어머니는 두 딸을 죽음으로 내몬 가해자들을 처벌해달라며 1인 시위까지 벌였지만 정작 검찰은 어머니를 명예훼손으로 기소해 대중의 공분을 샀다. 어머니는 지난해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현재 어머니 장씨는 딸의 원한을 풀어주기 위해서라도 가해자들의 처벌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청원글을 올린 누리꾼은 "경찰과 가해자를 모두 재조사해달라. 공소시효를 없애고 수사해달라"고 촉구했다.


어머니 장씨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민 청원 운동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 "국민들이 이 억울한 죽음에 대해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가해자들이 반드시 업계에서 퇴출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엄마이기 때문에 날마다 딸들을 그리워하고 있다. 너무 그립다"며 "죽기 1초 전까지 그리울 것 같다. 10년 전 일이지만 잊을 수 없다"고 덧붙여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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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훈 기자 hoon@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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