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25년차에도 신혼부부처럼 '알콩달콩' 하희라 배려하며 사는 '사랑꾼' 최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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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시대, 백세시대라고 하지만 이제는 서서히 물러설 준비, 갈 준비를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해요. 대사가 잘 외워진다면 70~80세까지 연기를 하다가 그즈음에 하늘로 가는 게 제 바람입니다."


신혼여행까지 취재진이 쫓아와 난리법석이 벌어지고, 너무 스케줄이 바빠서 눈이 벌겋게 충혈된 채로 동분서주해야 했던 청춘스타.


달리는 말에서 떨어져 온몸에 철심을 박고도 이를 악물고 촬영을 하며 시청률 고공행진을 펼쳤고, 서로 잡겠다는 캐스팅전쟁 속 방송사 연기대상을 휩쓸었던 믿고 보는 배우.


그랬던 배우가 오늘은 이렇게 말을 한다. 1987년 KBS '사랑이 꽃피는 나무'로 데뷔해 20여년 하늘을 찌르는 인기를 누렸던 최수종(56).


연기경력 31년의 이 배우는 지난 1년 라디오 DJ로 청취자를 만났고, 지난 7주간 관찰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아내이자 동료 배우 하희라(49)와의 결혼생활을 보여줬다. 세월이 만든 변화다. 모처럼 비가 내린 날 여의도 KBS에서 그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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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년 산 부부가 행복한 모습도 보여주고 싶었어요"


지난 12일까지 7주간 SBS TV '동상이몽2 - 너는 내 운명'에서는 최수종-하희라 부부의 은혼 기념 여행기를 방송했다. 애초 3주 분량으로 방송할 계획이었으나 시청자의 호응에 제작진이 편집을 통해 방송 분량을 최대한 늘려 내보낸 것이다. 그만큼 이들 부부의 사는 모습은 관심과 감동을 전해줬다.


"신혼부부야 알콩달콩 살죠. 서로 예뻐 죽죠. 그런데 25년이 지나도 그렇게 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어요. 그게 결정적인 출연 이유입니다. 서로 다른 환경의 남녀가 만나서 25년간 잘 살기 위해서는 배려하고 이해하고 노력해야죠. 결혼은 개인과 개인의 일이 아니라 집안과 집안이 맺어지는 거라 살다 보면 크고 작은 갈등이 빚어질 수밖에 없죠. 그럴 때마다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죠."


1993년 11월20일 진행된 최수종-하희라의 결혼식은 식장이 무너져 내릴 만큼 관심을 모았고, 취재진은 신혼여행지까지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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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모처럼 길게 시간을 내서 괌과 하와이를 거쳐 친지들이 사는 미국에 가는 일정이었는데, 하와이까지는 카메라들과 함께 했어요.(웃음) 신혼여행인지 촬영인지…."


그랬던 이들 부부가 25년 만에 다시 카메라와 함께 여행을 떠난 것이다. 라오스에서 보낸 4박5일간 사방에서 돌아간 카메라에는 최수종-하희라 부부의 사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부부는 서로 배려했고, 아꼈고 존중했다. 또한 신혼 때와 마찬가지로 애정이 꽃피는 순간순간을 이어갔다.


"그간 토크쇼나 이런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았던 것은 보여드릴게 없어서였어요.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고 있고 특별히 보여드릴게 없거든요. 그런데 그러다 보니 이런저런 엉뚱한 루머(폭행설, 학대설)가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말로 설명을 하느니 그냥 보여드리자 싶어서 관찰 예능에 출연했어요. 그것조차 연기라고 하지는 않겠지 싶었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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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웬걸, 발 없는 말은 구제불능이다.


"글쎄 엊그제는 저랑 하희라 씨가 변호사 사무실에 가서 이혼도장을 찍는 모습을 봤다는 목격담이 나오더라고요.(웃음) 예전에는 그런 말들이 나오면 참 속상했어요. 아이들도 크니까 '사람들이 왜 그럴까요?'라고 묻고요. 그런데 이제는 어쩌겠나 싶어요. 그냥 우리가 행복하게 사는 모습에 질투를 하나보다 생각합니다."


이 부부는 가을께 진짜 은혼식을 '성대'하게 열 계획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한 급식봉사 등을 통해 지금까지 자신들이 무탈하게 살아온 것에 대한 감사의 자리를 마련한다. 장기기증에 이어 인체조직기증도 서약도 한 이 부부는 지난 25년간 기부와 봉사를 꾸준히 실천해왔다.


"추석 즈음에 봉사활동을 하려고요. 지금까지 받은 사랑에 감사하면서 진짜 은혼식을 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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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아버지, 삼촌, 악역을 할 때…영원한 청춘스타는 없죠"


20여년 톱스타로 드라마와 영화를 종횡무진했던 최수종이지만 그도 어느새 뒤로 물러설 나이가 됐다. 2013년 끝난 KBS '대왕의 꿈'을 끝으로 그의 작품 활동은 뜸해지기 시작했고, 마지막 연기는 2016년 다큐 드라마 형식의 단막극 KBS '임진왜란 1592'였다.


"예전에 선배님들이 저를 보면 늘 해주시던 말씀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그냥 '예'라고 답하다가 어느 순간 그 말씀이 가슴에 와 닿더라고요. '수종아, 네가 맨날 청춘스타가 아니다. 훅 간다'라는 말이었죠. '너 아버지 역을 맡을 준비해야 한다'라고요. 이순재, 이정길, 노주현, 백일섭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선배님들이 그리 말씀해주셨는데 다 경험담에서 나온 거잖아요. 오랜 시간에 걸쳐 그런 말을 듣다 보니 저는 40대에 들어서면서 이미 마음의 준비를 했어요. 그래서 지금 허탈감이나 상실감 같은 것은 없어요. 단 한컷을 출연해도 의미 있는 역이라면 할 준비가 돼 있답니다. 이제는 누군가의 아버지나 삼촌을 해야죠. 사실 악역 제안은 많이 들어왔어요. 그런데 당위성이 있는 악역을 하고 싶어서 그런 제안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최수종이 지난해 2월부터 KBS해피FM(106.1㎒) '매일 그대와 최수종입니다'(오전 9시)를 진행하게 된 것 역시 이러한 변화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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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만 하면 라디오 진행을 못하죠. 그런데 이제 제가 조연으로 물러설 때이니 드라마에 출연해도 라디오를 진행할 시간적 여유가 있겠더라고요. 라디오 진행이 27년 만인데, 예전에는 너무 바빠서 잠깐 라디오 부스로 와서 작가들이 뽑아놓은 대본과 엽서 짧게 읽고 가는 정도였는데 지금은 진행하면서 실시간 올라오는 반응 다 보고 청취자들과 세상 사는 이야기를 같이한다는 게 참 좋아요. 라디오는 계속하고 싶어요."


연기인생 31년. 최수종은 "배우 하기 너무 잘했고, 운이 참 좋았다"고 돌아봤다.


"배우는 선택되어지는 직업인데 제가 트렌디 드라마, 사극을 오갈 수 있었던 것은 정말 운이 좋았죠. 좋은 제작진, 동료들을 만난 덕이고요. 하지만 그 또한 다 지나간 과거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에 어떠했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아요. 지금 현재의 모습이 중요하고, 앞으로 어떤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을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모든 질문마다 '모범답안'을 내놓아 '가식'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수도 있지만 최수종은 '모범적인 모습'이 몸에 배어있는 스타다. 술, 담배 안하고 축구와 헬스로 몸을 관리하며 밀가루 음식을 멀리해온 그는 절제와 노력으로 설명되는 삶을 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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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을 택한 이상 절제와 관리는 필수라고 생각해요. 저는 후배들에게 연예계로 들어오려면 성직자처럼 살 각오가 있어야 한다고 얘기해요. 남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직업이잖아요. 힘들죠. 많이 힘들어요. 지금까지는 우리 아이들이 이쪽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지만 만약 관심을 가진다면 다시 생각해보라고 얘기할 겁니다. 그래도 관심을 가지면 또다시 생각해보라고 할거예요. 그만큼 말리고 싶어요.(웃음)"


최수종-하희라 부부는 은혼 기념 반지에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문구를 새겼다. 부부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다.


"좋은 순간도, 나쁜 순간도 결국 다 지나가잖아요. 연연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저는 70~80까지 열심히 살다가 잘 떠났으면 좋겠어요. 지금 서서히 그것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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