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시간에 불러놓고 1분만 늦어도 '강제 귀가'시키는 예비군 훈련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안 됩니다. 돌아가십시오"


6년 차 예비군인 A씨는 지난해 예비군 훈련에 참석했다가 불쾌한 일을 겪었다.


차가 막힌 탓에 예비군 훈련장에 오전 9시 3분 경에 도착했는데, 입소를 거절당한 것이다.


그는 사정을 설명했지만 교관은 요지부동이었다. A씨는 결국 쓸쓸히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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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부터 2018년 예비군 훈련이 시작됐다. 그런데 벌써부터 예비군 훈련장에서는 A씨처럼 입소 시간에 늦어 귀가 조치를 당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얼핏 보면 입소 시간을 지키지 못하는 예비군들이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상은 조금 다르다.


예비군들이 입소 시간을 지키는 대가로 지급되는 교통비는 하루 7천원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지난해 6천원에서 1천원이 인상된 금액이다. 훈련비는 따로 지급되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생업을 팽개치고 '오전 9시'부터 훈련에 참석해야 하는 예비군들의 불만은 하늘을 찌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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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의 경우 예비군 훈련에 참석하기 위해서는 상사의 눈치를 봐야 한다. 자영업자의 경우에는 하루 수입을 통째로 날리기도 한다.


이처럼 예비군들은 훈련에 참석하기 위해서 적잖은 희생을 감수하고 있다. 하지만 국방부는 처우 개선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지적이다.


예비군 입소 시간은 정확히 지키면서, 교통비는 '최소한'으로 지급하고 있기 때문.


훈련소 측은 "한 명을 봐주기 시작하면 다른 사람도 다 봐줘야 한다"며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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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예비군들은 버스나 지하철을 타기도 빠듯한 '7천원'이라는 금액으로 출근 시간대 혼잡한 도로를 뚫고 제시간에 도착하기는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A씨는 "많은 예비군들이 입소 시간에 쫓겨 택시를 탄다"면서 "7천원으로는 아침에 택시 타기도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예비군들 사이에서는 "입소 시간을 늦추거나, 적어도 택시비는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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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예비군훈련 1분만 늦어도 입소거부'라는 청원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자 B씨는 "접근성이 쉽거나 미어터지는 출근 시간대를 피해서 훈련이 잡혀 있으면 인정을 하겠다"면서 "산골짜기에 있는 훈련장에 오전 9시까지 입소인데 1분이라도 늦으면 입소거부ㆍ불참 처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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