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의회서 눈물 흘리며 일제 고발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인사이트프랑스 의회 방문한 이용수 할머니 / 연합뉴스


[인사이트] 이별님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프랑스 의회를 방문해 일제의 충격적인 만행을 직접 증언했다.


지난 8일(현지 시간) 이용수 할머니는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파리 시내의 하원의사당을 방문했다.


이곳에서 이 할머니는 조아킴 손포르제 프랑스 하원의원, 카트린 뒤마 상원의원, 장뱅상 플라세 전 국가혁신 담당 장관 및 의회 직원들을 만나 일본군 위안부로서 겪은 끔찍했던 참상들을 증언했다.


이 할머니는 15세 어린 나이에 일본군에 끌려가 일제의 자살특공대 부대에서 겪었던 가혹한 폭력과 인권유린, 전쟁의 처참함을 생생하게 들려줬다.


인사이트왼쪽부터 손포르제 하원의원, 이용수 할머니, 플라세 전 장관 / 연합뉴스


그러면서 "이렇게 상세히 얘기하는 게 지금도 너무 힘들다"며 울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이 할머니의 고통스러운 절규는 통역을 거치기도 전에 프랑스 의원들에게 전해졌고, 이들의 표정에는 깊은 슬픔이 드리워졌다.


그는 울먹이면서도 이내 목소리를 가다듬고 "이런 증언은 내 생명과도 같다"며 "여성인권운동가로 평화를 위해 열심히 뛰겠다. 위안부 문제가 해결돼야 세상이 평화로워진다"고 말했다.


프랑스 상원 한불친선협회장이기도 한 뒤마 의원은 이 할머니의 용기 있는 증언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 위안부 문제의 진실을 널리 알리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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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마 의원은 특히 "세계여성의 날인 오늘 이렇게 용기를 갖고 단호하게 증언해주셔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당장 오늘 여러 동료 여성의원들에게 이 문제를 얘기하고 싶다"면서 위안부 문제에 도움을 드릴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함께 있던 손포르제 의원은 "한일관계의 발전을 위해 진정성 있는 사과로 새로운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프랑스와 독일의 관계를 보면 이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전쟁에서 항상 피해자는 무고한 시민, 특히 약자인 여성과 아동들"이라면서 "그런 면에서 전쟁 가능성을 줄이려는 문재인 정부의 대화를 통한 긴장 완화 노력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나이 아흔인 이용수 할머니는 현재 생존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중 가장 젊은 축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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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에는 미 의회 청문회에서 위안부 경험을 증언했고, 이를 바탕으로 미 하원은 '일본군 위안부 사죄 결의안'(HR121)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이 할머니는 이제 증언을 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한 번이라도 더 외국에서 일제의 잔악상을 알리려고 프랑스행을 택했다.


이번 방문에는 위안부피해자 할머니를 도와온 양기대 광명시장과 한국계 입양아 출신으로 정계를 잠시 떠나 한불 친선재단 '다리'를 설립해 활동하고 있는 플라세 전 장관의 설득이 힘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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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용수 할머니는 하원 방문을 마치고서는 파리의 유네스코 본부 앞에서 1인 시위도 했다.


유네스코는 앞서 한국과 일본 등 세계 시민사회단체들이 신청한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보류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플라세 전 장관은 다른 프랑스 정계의 지인들과 함께 위안부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해 뒤에서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이별님 기자 byul@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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