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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은 명량해전 전날 밤 일본군 격파하는 '예지몽'을 꿨다

이순신 장군은 예사롭지 않은 꿈을 꾸고 이렇게 적었다. 명량해전 바로 전날이었다.

인사이트(좌) 연합뉴스, (우) 영화 '명량'


[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꿈에 어떤 신인(神人)이 가르쳐 주기를, 이렇게 하면 크게 이기고 저렇게 하면 지게 된다고 말했다"


- 난중일기, 1597년 9월 15일 -


이순신 장군은 예사롭지 않은 꿈을 꾸고 이렇게 적었다. 명량해전 바로 전날이었다.


그리고 다음 날인 16일 전남 진도 인근 해협 울돌목으로 진격한 왜선 133척을 격파했다.


참으로 기이한 일이다. 이순신 장군은 미래에 있을 일본군과의 전투를 예측했다.


사실 이순신 장군의 계시적 꿈은 이번 만이 아니었다.


인사이트영화 '명량'


'난중일기'에 따르면 명량해전이 발발하기 3일 전인 1597년 9월 13일에도 예사롭지 않은 꿈을 꿨다. 그도 스스로 '이상한 징조'라고 해석했다.


또한 원균이 칠천량 해전에서 일본군에 대패한 결과도 꿈에 나왔다.


이순신 장군은 칠천량 해전 전인 1597년 7월 7일, 원균이 꿈에 나와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을 두고 조심스럽게 그의 패배를 예측했다.


이처럼 그는 영적인 능력이 있거나 그 어떤 신의 계시라도 받은 것처럼 앞날을 내다봤다.


과연 세계 4대 해신으로 불리는 이순신 장군은 인간을 뛰어넘는 영적인 능력이 있었던 것일까.


인사이트영화 '명량'


우리는 이러한 현상을 두고 예지몽(豫知夢)이라고 한다.


앞날의 일을 꿈에서 미리 감지하는 초감각적인 지각의 산물을 가리킨다.


예지몽을 꾸는 사람들은 비단 이순신 장군만이 아니다. 지난 2001년 발생한 9.11테러 직전 수만 명의 사람들이 동시에 테러를 감지하는 예지몽을 꾸는 현상도 일어난 바 있다.


또한 실제로 "예지몽을 너무 자주 꿔요", "예지몽 때문에 미칠 것 같아요"라는 고민 글을 온라인에서 다수 볼 수 있다.


그만큼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예지몽을 경험하고, 호기심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예지몽은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다. 경험적으로만 증명될 뿐, 그 원인과 과정을 설명할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이다.


인사이트gettyimagesBank


다만 정신분석학, 심리학 전문가들이 몇 가지 가설을 내세우며 예지몽을 풀이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하버드대 심리학 교수인 디어드리 배릿(Deirdre Barrett)은 예지몽을 꿈이라는 스크린에 투사된 잠재의식의 이미지라고 설명했다.


의식은 항상 사고를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통제'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라며 스스로를 제한하고 통제하는 것이다.


디어드리는 우리가 꿈을 꿀 때, 즉 의식이 잠겨 있을 때 무의식이 작동하면서 비논리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과정이 예지몽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어디까지나 가설의 단계다. 이러한 주장과 이론 역시 우리 스스로 합리적이라고 여길 수 있을 정도로 축소한 '논리적 비논리'일지 모른다.


한 가지 확실한 점은 무언가에 집중하고 골똘히 생각하면 그것이 무의식에 반영돼 꿈에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인사이트영화 '명량'


이순신 장군은 문서에 수결(서명)할 때 언제나 '일심(一心)'이라는 글자를 적었다.


언제나 전쟁, 승리만을 생각했던 이순신 장군.


그가 예지몽을 자주 꾼 이유는 그만큼 조국을 생각하고, 조국을 위해 희생과 헌신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김연진 기자 ji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