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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여론 무시한 김보름 기자회견…'왕따 논란' 해명과 반성은 없었다

논란에 대한 해명도 없고, 또 논점도 흐린 여자 팀추월 대표팀의 '긴급' 기자회견은 긴급이라는 타이틀을 붙이기엔 연기가 어색했다.

인사이트SBS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이럴 거면 기자회견을 왜 했는지 모르겠다.


논란에 대한 해명도 없고, 또 논점도 흐린 여자 팀추월 대표팀의 '긴급' 기자회견은 긴급이라는 타이틀을 붙이기엔 연기가 어색했다. 쉽게 말해 이번 기자회견은 불리한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악어의 눈물'이었다.


이처럼 김보름과 백철기 감독의 오그라드는 '발연기'는 논란을 잠재우기는커녕 오히려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역효과를 냈다.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백철기 감독과 김보름은 20일 오후 5시 30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인사이트YTN


이들이 긴급 기자회견을 가진 이유는 전날(19일)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에서 불거진 논란 때문이다.


김보름·박지우·노선영이 호흡을 맞춘 여자 팀추월 대표팀은 이날 경기에서 노선영을 따돌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레이스 막판 김보름과 박지우는 맨 뒤에서 따라오던 노선영의 속도가 떨어져 자신들과 거리가 벌어지자 이를 두고 막판 스퍼트를 했고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들과 거의 반바퀴 정도 차이가 난 노선영은 3초 뒤에 결승선을 통과했는데, 이는 세 명의 선수가 마치 한 몸인 것처럼 움직여야 하는 팀추월 경기에서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이 같은 모습에 '노선영 왕따 논란'이 불거졌고, 논란의 당사자인 김보름은 경기 직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문제의 발언을 해 더 큰 분노를 샀다. 노선영이 뒤처진 것을 패인으로 꼽는 듯한 뉘앙스를 풍긴 것이다.


이후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빙상연맹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빙상연맹의 기자회견은 성난 국민들의 마음을 가라앉히기엔 역부족이었다.


먼저 피해자로 비춰진 노선영이 기자회견에 나오지 않았고, 기자회견에서 나온 이야기들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내용으로 가득했다. 또한 '왕따 논란', '책임 전가 인터뷰'에 대한 속 시원한 해명도 없었다.


물론 김보름은 이날 "(논란에 대해) 억울한 부분은 없고 내 잘못"이라며 많이 반성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인사이트YTN


그러나 앞서 "노선영과는 경기가 끝난 후 시간이 늦었고, 방이 달라 따로 대화하지 않았다"라고 말한 것을 감안했을 때 이는 진심 어린 반성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경기 직후 국민들이 비판이 이어지자 인스타그램 계정을 비공개로 돌릴 시간은 있었던 사람이, 노선영은 만나지 못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논란의 최종 책임자라고 할 수 있는 백철기 감독의 태도 또한 석연치 않았다.


그는 김보름을 향한 질문에 자신이 답하며 논란의 중심에 선 선수를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고, 적극적인 해명이 필요한 '왕따 논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하며 오히려 선수들에게 '많은 힘'을 보태달라고 요구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또한 김보름과 박지우가 뒤처진 노선영을 두고 막판 스퍼트를 낸 것에 대해 "관중들의 함성 소리가 커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말만 반복해 분노를 넘어 황당함을 느끼게 했다.


이처럼 이번 기자회견은 '본질'을 꿰뚫지 못했다.


국민들이 던진 궁금증이 너무 많았나. 아니다. 국민들은 그저 '왕따 논란'과 '책임 전가 인터뷰'에 대해서만 해명을 요구했는데, 빙상연맹은 본질을 피한 기자회견을 하며 논란을 더 키웠다. 제 무덤을 더 크게 판 것이다.


정작 본질을 피한 빙상연맹의 '긴급' 기자회견.


인사이트연합뉴스


긴급이라는 타이틀이 왜 붙었는지 의구심이 드는 형편없는 기자회견이었다. 또한 빙상연맹이 노선영과 국민을 얼마나 우습게 보는지 알게 해준 기자회견이었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이번 사태를 쉽게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안현수 러시아 귀화로 대표되는 '파벌 논란' 등 빙상연맹을 둘러싼 비리와 부조리가 해결될 때까지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쉽게 말해 이번 '노선영 왕따 논란'은 빙산연맹에 만연한 적폐를 청산하기 위한 시작점이 될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적폐를 청산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든다고 다짐한 문재인 정부에도 체육계에 만연한 적폐를 청산해달라고 요구할 것이다.


물론 정부가 체육계에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정부 차원의 움직임이 없다면 빙산연맹으로 대표되는 체육계의 적폐가 영원히 청산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인사이트연합뉴스


하여튼 이번 기자회견은 그야말로 엉망진창이었고, 국민들을 기만한 기자회견이었다.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며 거짓 눈물을 글썽인 빙상연맹. 올림픽이 끝난 뒤 분명 큰 코 다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