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마지막 황족 '미남 왕자' 이우에 대해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실 5가지

연합뉴스

[인사이트] 이별님 기자 = 조선 왕실은 쇄약해져가는 국운을 바로 세우기 위해 1897년 국호를 '대한제국(大韓帝國)'으로 변경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제국주의 침략의 기운을 국호변경만으로 막을 수는 없었다.

결국 1910년 한일병탄조약으로 대한제국 황실은 무너졌다.  무려 518년이나 이어졌던 조선왕조는 이렇게 끝났다.

망한 나라 황족들의 말로는 비참했다. 대다수는 일본인과 원치 않는 정략결혼을 해야 했고, 때로는 억울한 죽임을 당하기도 했다.

일장기가 걸린 경복궁 근정전 / 연합뉴스

대한제국 비운의 황족에는 고종의 손자 의친왕 이강(義親王 李堈)의 아들 이우(李鍝)도 있다.

1912년 태어난 이우는 다른 황족들과 마찬가지로 평탄치 못한 삶을 살다 1945년 일제가 패망하는 그해 32세의 젊은 나이로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비운의 왕자', '조선의 마지막 황족' 등 쓸쓸한 수식어로 불리는 이우 왕자의 파란만장한 인생사를 톺아보도록 하자.

1. 누구나 한번 보면 다시 뒤돌아볼 만한 외모

온라인 커뮤니티

이우 왕자가 사람들에게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는 다름 아닌 그의 빼어난 용모였다.

쌍꺼풀이 진하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눈매, 날카로운 콧날, 날카로운 턱선과 적당히 도톰한 입.

그의 외모는 현재 대한민국에서도 내로라하는 미남들과 견주어도 손색없을 정도다.

영화 '덕혜옹주'에서는 미남 배우 고수가 이우 왕자를 연기했다. 아이돌 그룹 엑소의 리더 수호 역시 이우 왕자의 닮은꼴로 유명하다.

실제로 이우 왕자의 빼어난 외모는 조선인뿐만 아니라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유명했다는 후문이 전해진다.

2. 일본군이 되기 위해 볼모로 잡혀가다

온라인 커뮤니티

1926년 구 조선 왕족들은 만 18세가 되면 육군이나 해군에 무관으로 임관해야한다는 정책이 마련됐다.

1922년 11살의 어린 나이에 일본으로 끌려간 이우는 1926년 4월부터 일본육군 유년학교에 강제로 입교됐다.

이우는 1929년까지 학업을 이어간 후 그해 일본육군사관학교에 또다시 강제로 입교됐다.

학교를 졸업한 다음에는 포병 소위로 임관해 도쿄에서 포병 장교로 근무했다.

태평양 전쟁이 발발한 이후에는 각 전선을 시찰하며 병사들을 위무하는 일을 하기도 했다.

3. 일본인과의 정략결혼 끝내 거부

박찬주 여사와 결혼한 이우 왕자 / 온라인 커뮤니티

대한제국 황족 중 몇 안 되는 독립운동가인 의친왕 이강의 아들 이우는 아버지를 닮아 호방한 기질을 가졌다고 한다.

일제는 덕혜옹주(德惠翁主)나 영친왕 이은(英親王 李垠)처럼 이우 왕자를 일본인 귀족의 딸과 결혼시키려 했으나, 이우는 이를 거부했다.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박영효(朴泳孝)의 서손녀 박찬주(朴贊珠)와 서둘러 혼인을 하고 만 것이다.

민족의식이 강했던 이우는 일본인이 아닌 조선 여성과 결혼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다만 이우가 일제의 감시 틈에도 독립운동 단체를 도왔다는 설은 여전히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4. 히로시마 원폭으로 사망

원폭 피해로 폐허가 된 히로시마 / 연합뉴스

일제는 태평양 전쟁을 시작하면서 이우를 중좌로 진급시킨 다음 히로시마에서 부임할 것을 명했다. 대규모 원자 폭탄 피해가 발생한 그 곳이었다. 

이우는 자신의 운명을 직감했는지, 부랴부랴 전역 신청을 하는 등 전쟁에 차출되지 않기 위해 갖은 노력을 했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1945년 8월 6일 이우가 부임한 지 한 달 뒤인 이날, 미국은 히로시마에 원자 폭탄을 떨어트렸다.

부임지로 출근하다가 피폭당한 이우는 결국 조국의 광복을 보지 못한 채 안타깝게 숨을 거뒀다.

32살 젊은 '미남 왕자' 이우의 삶은 이렇듯 허망하게 끝나버리고 말았다.

5. 가족 동의 없이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

야스쿠니 신사에서 참배하려는 인파들 / 연합뉴스

이우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음에도 끝내 편히 잠들지 못했다. 일본이 유족의 동의 없이 그를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한 것이다.

야스쿠니 신사 측은 이우가 사망 당시 일본 국적이었다는 이유로 신으로 모시는 게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이 사실은 이우가 사망한 지 62년이 지난 2007년에서야 언론을 통해 국내에 알려졌다.

살아생전 그토록 고국의 품으로 돌아가고 싶다던 '비운의 왕자' 이우는 죽음 이후에도 일본 전범들과 합사돼 혼(魂)조차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국어 교과서에 단골로 작품 실리는 '친일 문학인' 6명학창시절 국어 교과서에서 본 문학인 중에는 일제강점기 당시 민족을 배반했던 친일파도 있다.

이별님 기자 byul@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