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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소방관 아들 '공무상재해' 인정 위해 3년째 싸우는 아버지

지난 2014년 희소암으로 숨진 소방관 아들의 공무상 재해를 인정받기 위해 3년째 싸우는 아버지가 내일 '소방의날'에 2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인사이트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


[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오는 9일은 소방관들의 헌신과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되새기는 '소방의날'이다.


화재·구급 신고인 119를 상징하는 11월 9일은 1991년부터 '소방의날'로 제정돼 지켜지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소방관들을 격려하고 이들의 긍지와 보람을 높이는 날인만큼 그들을 생각하는 행사가 다양하게 펼쳐진다.


그러나 이날 서울고등법원에서는 지난 2014년 혈관육종암으로 숨진 고(故) 김범석 소방관의 공무상 사망 인정 재판이 열린다.


인사이트YTN


2006년 소방공무원에 임용된 김 소방관은 화재 출동 270회, 구조 활동 751회 등 모두 1천 차례 넘는 구조 현장을 누볐다.


유난히 운동을 즐겼던 그는 마라톤, 자전거, 수영 등으로 구조 활동에 필요한 체력 단련을 하고 담배는 물론 술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랬던 그는 2013년 8월 어느 날 훈련 도중 고열과 호흡곤란 증세로 쓰러졌고 3개월 뒤 혈액육종암이라는 희소암 진단을 받았다.


인사이트YTN


그는 암 판정 7개월 만인 2014년 6월 세상을 떠났다. 당시 김 소방관의 나이는 불과 31살이었다.


허무하게 자랑스러운 아들이자 남편을 잃은 유가족은 공무원연금공단에 공무상 사망으로 인한 연금을 신청했다.


그러나 공단은 발병 원인이 공무와 직접 연관이 없다며 공상 인증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공단 측은 "혈관육종암은 매우 희귀한 질환으로 그 발생원인이 불분명하다"며 "소방관 직종에서 특별히 혈관육종암의 발생 확률이 높다는 통계자료는 없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인사이트고 김범석 소방관 가족이 제출한 근무일지 / 사회적기업 레오


우리나라는 공상인증 신청자가 본인 병과 업무 사이의 상관관계를 입증해야 해 김 소방관 가족이 발병 원인을 직접 밝혀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가족들은 김 소방관의 발병 원인을 증명할 근무일지 등을 제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를 알고 있던 김 소방관은 "내 병이 인정받기 힘든 걸 알지만 내가 죽고 나면 소송이라도 해줘"라며 "아들에게 자랑스러운 소방관 아빠로 기억됐으면 좋겠다"는 유언을 남겼다.


이에 김 소방관 가족은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며 현재 2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인사이트YTN


김 소방관의 이야기는 사회의 큰 반향을 일으켰고 사회적기업 레오는 소방관들이 사용한 방화복으로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판매해 수익금 50%를 공상 미인정 소방관과 그 가족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나머지 금액 또한 지속적으로 소방관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이용하고 있다. 레오는 현재 스토리펀딩을 통해 공상 미인정 소방관들의 사연을 소개하며 펀딩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레오의 스토리펀딩은 스토리펀딩 후원 페이지(☞바로가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인사이트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


한편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5월 11일 일명 '고 김범석 소방관 법'으로 불리는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법 개정안은 위험물질 등 발병인자에 자주 노출되는 재난ㆍ재해 현장서 일정 기간 이상 구호ㆍ수습 업무에 종사한 공무원에게 중증ㆍ희귀질병이 발생한 경우 이를 공무상 질병으로 추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표 의원은 개정안을 발의하며 "현행법은 현대 의학도 풀지 못하는 희귀병의 발병원인을 소방관과 그 가족에게 입증하라고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치료비와 법정 투쟁으로 소방관과 그 가족이 이중고를 겪지 않도록 하는 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표창원, 불끄다 희귀병걸린 소방관 치료 돕는 법안 발의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위험직무 종사 공무원에 대한 공상 추정법'을 발의했다.


평생 불끄다 희소병 걸린 소방관에 '공무상 재해' 직접 증명하라는 대한민국우리나라는 소방관이 직접 자신의 질환과 업무의 상관관계를 입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