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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서 장비 없이 석면 작업하다 '폐암 4기' 진단받은 군인

보호 장비를 전혀 지급받지 못한 채 기준치의 5배가 넘는 석면에 노출됐던 군인이 폐암 진단을 받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보호 장비를 전혀 지급받지 못한 채 기준치의 5배가 넘는 석면에 노출됐던 군인이 폐암 진단을 받았다.


지난 20일 MBN에 따르면 2014년 육군 대위로 복무 중이던 유모씨는 갑자기 기침이 심해지자 병원을 찾았다.


그런데 유씨의 병명이 폐암 4기라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입대 전 신체검사에서 1급을 받았을 뿐 아니라 평생 담배는 입에도 대본 적 없는 그였기에 놀라움은 컸다.


인사이트온석면 / 네이버 지식백과


이처럼 건강하게 생활하던 유씨가 폐암에 걸린 이유는 '석면' 때문이었다.


지난 2008년부터 통신 병과에 근무했던 그는 낡은 막사나 건물 천장을 제거하고 통신 선로를 설치하는 작업을 도맡았다고.


하지만 이러한 업무를 하는 유씨에게는 그 흔한 방진 마스크조차 지급되지 않았다.


석면은 과거 건축자재·보온재·단열재 등 여러 분야에서 폭넓게 사용된 바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하지만 지난 1970년대 이후 석면이 인간에게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보고가 나오기 시작하며 세계보건기구(WHO) 산하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됐다.


한국에서도 청석면 등 5개 석면 및 이를 1% 이상 함유한 혼합물질을 취급금지물질로 관리해 모든 용도로 제조나 보관,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 노출된 유씨에게 보호 장비를 지급하지 않은 군 당국은 유씨의 병이 석면 때문이 아니라며 폐암에 대한 연금도 줄 수 없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사 결과 유씨가 일한 건물 천장에서 기준치를 훌쩍 뛰어넘는 5%의 석면 함유량이 나오며 법원은 결국 유씨의 손을 들어줬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이에 대해 유씨는 인터뷰에서 "목에서 기침이 심해지고 피가 나오는 (상황이다)"라며 "일반적인 치료를 벗어나 임상시험을 받고 있지만 앞으로 얼마나 살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한편 지난 2011년 국방부 전수 조사 결과 군 건물 30%에서 석면이 검출된 바 있다.


하지만 군 당국은 예산 등을 이유로 절반 이상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인들이 사비로 구입하는 '위장크림'서 유해성분 12종 발견지난 2007년 보급품목에서 제외된 후 사실상 장병들이 사비로 구입하고 있는 '위장크림'에서 유해성분이 대거 발견됐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