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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못친소2' 방송 후 난리난 시청자 게시판

지난 6일 방송된 무한도전 '못생긴 친구를 소개합니다 2' 이후 무한도전 시청자 게시판에는 외모 비하 개그가 보기 불편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via MBC '무한도전' 

 

무한도전이 '못친소2' 특집을 시작하면서 시청률이 상승했다는 소식이다. 예고편부터 화제를 불러온 특집인 만큼 기대감도 큰 것이다. 

 

하지만 7일 현재 MBC '무한도전' 시청자 게시판은 지난 6일 '못생긴 친구를 소개합니다 2' 방송이 끝난 뒤부터 이어진 시청자들의 항의 글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6일 무한도전은 '못친소' 두번째 특집을 준비하면서 출연자 후보 외모 평가 32강전을 토너먼트 형식으로 진행했다.

 

'못친소2'에 출연할 스타 후보들은 차례대로 두 명씩 등장했고 무도 멤버들은 두 사람의 외모를 비교하며 더 못생긴 사람을 꼽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 과정에서 외모를 비하하는 발언들이 나와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지만, 불편함을 느낀 다수의 시청자들은 게시판에서 강력히 항의를 하고 있다.

 

via MBC '무한도전' 시청자 게시판 

 

시청자들은 "정말 실망스럽다"며 "못친소1 때와 같은 참신한 기획의도는 보이지 않고 '외모 비하'만이 난무했다"는 내용의 글을 다수 남겼다.

 

그래도 1편에서는 소위 '못생겼다'는 범주에 들어가는 외모를 가졌어도 자신만의 매력을 뽐내며 당당하게 살아가는 연예인들의 모습을 재치있게 풀어냈는데 2편에서는 '외모 품평'이 난무했다는 것이다.

 

사실 외모 품평 그 자체보다는 당사자가 없는 상태에서 진행된 32강 토너먼트가 문제였다.

 

무도 멤버들은 화면 속에 등장한 출연 후보자들의 얼굴을 보며 '턱이 어떻다' '얼굴 크기가 어떻다'는 등의 평가를 했는데 상대방이 없는 자리에서 한 외모 평가가 시청자들에게 불편한 감정을 불러 일으킨 것이다.

 

via MBC '무한도전' 

 

사실 무한도전은 오랫동안 '외모 비하' 개그를 웃음 소재로 삼아왔다. 

 

"너 오늘은 더 못생겨졌다"는 말을 주고 받는 것은 일상적인 토크 수준이다. 

 

그러다 지난 2014년 5월에는 '홍철아 장가가자'를 진행하면서 여성들을 외모와 나이로 평가하는 장면을 여과없이 방송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당시 무도 멤버들은 고개를 숙여 시청자들에게 정식으로 사과했고 제작진은 남은 분량을 방송하지 않고 폐기 처분하는 결정을 내렸다.

 

숱한 위기를 겪어온 무한도전이지만 당시 무도는 수많은 시청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기며 나름대로 큰 위기에 봉착했었다.

 

via MBC '무한도전' 

 

일각에서는 '외모 비하'가 말하는 이와 받아들 이는 이에 따라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오히려 "못생겼다"는 말을 주고 받으며 편안하게 웃을 수 있는 모습이 더 건강하다는 것이다. 

 

실제 '무도' 멤버들끼리 일상적으로 주고 받는 외모 관련 토크에서 큰 불편을 느껴 항의한 시청자들은 드물다. 

 

현재 방송에서 통용되고 있는 하나의 개그 방식이며 실제 못친소 페스티벌도 '대한민국 평균 이하'임을 자처하는 무도 멤버들의 개그 코드도 반영돼 있는 참신한 기획이었다. 

 

하지만 이번 무도의 못친소2 출연자 32강 토너먼트는 방식이 다소 다소 비인격적인 품평회였다. 당사자가 자리에 없으니 상대방이 편하게 받아들이는지 아닌지 시청자들은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친한 관계에 있는 당사자들끼리 주고 받을 수 있는 '농담'으로서의 외모 평가와 타인의 가치를 품평하는 방식의 외모 평가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고 이를 읽은 시청자들은 전혀 다른 반응을 하는 것이다. 

 

이는 '홍철아 장가가자' 방영 당시 시청자들이 거세게 항의했던 부분과도 일맥상통한다.

 

via MBC '무한도전' 

 

무한도전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이유는 웃음 속에도 좋은 철학과 가치가 녹아 있기 때문이었다.

 

무도 멤버들의 '외모 비하' 개그도 애초에 '대한민국 평균 이하'를 자신있게 자처하는 무도 멤버들의 컨셉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었기에 그동안 시청자들은 유쾌함을 느꼈다.

 

하지만 이번 '못친소2' 특집을 진행하며 있었던 '32강전 토너먼트' 속에서는 웃음을 유발하려는 의도만 있었을 뿐, 어떤 철학도 가치도 찾아볼 수 없었다.  

 

'페스티벌'의 막은 열렸고 무한도전의 못생긴 친구들은 초대됐다. 비록 장동건 같은 외모는 아니지만 자신만의 매력을 뽐내며 "우리는 미남이다~"를 부르는 모습이 자연스럽고 유쾌하기를 시청자들은 기대한다. 

 

이들을 한데 모아놓고 지난 6일의 방송에서 보여줬던 수준의 외모 비하 개그만이 난무한다면 현재 무도 시청자 게시판 상황이 보여주듯 실망스러운 기획 중 하나로 기억될 지도 모른다.

  

정은혜 기자 eunhye@insight.co.kr